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8일째인 23일(현지시간) 얼었던 우크라이나 땅이 녹으면서 곳곳에서 러시아군 시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기온이 올라가 그동안 꽁꽁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묻혔던 러시아군 시신이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의 비탈리 김 주지사는 지난 19일 이 지역의 기온이 영상을 기록하면서 주민들에게 러시아군의 시신을 수습할 것을 요청했다.
시신을 수습해 러시아로 보내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다.
김 주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후퇴하면서 일부 동료들을 이곳에 남겨두고 떠났다"며 "지역 곳곳에 시신 수백구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얼마나 사망했는지 정확한 수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지난 21일 기준 498명이 전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과 나토 국가는 사상자가 적게는 3000명에서 많게는 1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사망자수가 1만5000명에 이른다고 했다.
여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군인 수를 감추기 위해 전사자 시신 2500구를 본국으로 옮겼다는 증언도 나왔다.
실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 19일 자유유럽방송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군 전사자 시신이 한밤 중 벨라루스 동남부 도시 고멜을 거쳐 본국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고멜 현지 병원의 한 의사는 "13일까지 2500구가 넘는 시신이 이곳에 도착한 후 기차와 비행기를 통해 러시아로 갔다"고 말했다.
현지 한 주민은 "시체 안치소에 맏을 수 없을 정도의 시신이 있었다"며 "열차에 실려 있는 시신을 본 승객들은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개설한 웹사이트와 텔레그램 채널에 사망한 군인과 붙잡힌 청년들의 사진이 꾸준히 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자문위원이자 채널의 제작자 겸 코디네이터로 알려진 빅토르 안드루시브는 러시아 가족들이 군인에 대한 정보를 추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러시아 군인들의 시신 사진을 바탕으로 AI를 사용해 소셜미디어에서 프로필을 찾고 있다"며 "이는 '징집병 참여 없는, 누구도 죽지 않는 특별 군사작전'이라는
한편 친러정부 성향 타블로이드 매체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투로 9861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하고 1만615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이후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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