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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가족과 피난 중 러시아군의 무차별 총격에 사망한 막심 프랑코의 생전 모습. [사진 출처 = 데일리메일] |
우크라이나 소년 막심 프랑코(6세)가 말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막심은 작은 몸에 러시아군이 쏜 총알 7발을 맞고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의 무릎 위에 앉아, 키우던 햄스터 한 마리를 손에 든 채였다.
2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러시아군의 무차별 총격으로 막심이 짧은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막심은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키이우 인근 도시 이르핀에 있는 삼촌 올렉산드르의 집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아버지와 이혼하고 홀로 자녀를 양육 중이었던 어머니 안나 체첼니츠카(31세), 누나 알리나(13세)와 함께였다. 러시아가 연일 공습 강도를 높이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 두 가족은 친척 집으로의 피신을 결정했다. 막심은 죽음을 두려워했고 안나는 그런 막심을 안심시켰다.
두 가족은 자동차를 타고 서쪽을 향해 달렸다. 러시아군의 공격 대상인 검문소 두 곳도 무사히 통과했다. 그러나 곧 러시아군의 공격이 시작됐다. 총알은 어느 쪽에서 날아오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올렉산드르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올렉산드르의 아내 나탈리아는 10발이 넘는 총알을 맞았지만 주요 장기를 다치지는 않아 목숨을 구했다.
안나는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치명상은 아니었다. 알리나 역시 오른손과 왼다리에 총을 맞았다. 하지만 막심은 사망한 상태였다. 안나는 막심을 안고 울부짖다가 의식을 잃었다. 그런 안나를 발견한 사람들이 구급차를 불러 이 가족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안나가 머리에 박힌 총알을 빼내는 수술과 치료를 받는 동안 막심의 장례식이 끝났다. 막심은 영안실에 자리가 없어서 병원 바닥에 방치돼 있다가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할아버지의 무덤 옆에 묻혔다. 현재 안나는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동생의 아파트에서 알리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안나는 "신체적인 부상보다 (아들을 잃었다는) 정신적 고통이 더 심하다"며 "행복한 삶을 살던 아들이 러시아가 벌인 끔찍한 전쟁에 어떻게 희생됐는지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창이 투명해서 누구든지 여자와 아이들이 탄 민간인 자가용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텐데, 왜 우리 가족를 향해 총을 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막심과 같은 어린이 사망자가 늘고 있다. 유엔 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목숨을 잃은 민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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