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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한 원유 시설 [사진 = 연합뉴스] |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에너지 차관이 흑해에 있는 항구가 태풍으로 망가져 원유 수출이 두 달간 전체 선적량의 60% 이상 줄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루 기준으로 최대 140만배럴이 배에 실리는 것을 감안하면 약 100만배럴이 감소하는 셈이다. 흑해를 통해 수출되는 원유는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이 추출한다.
CPC는 카자흐스탄 서부의 텡기스 평원에 있는 유전에서부터 원유를 추출한 뒤 약 1500㎞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 흑해 연안 노보로시스크 항구 도시로 보내고 원유는 항구에서 배로 옮겨져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다. 러시아 에너지 차관의 말은 항구 파손으로 배선적을 할 수 없어 수출을 못한다는 것이다.
CPC에는 러시아 정부와 함께 미국의 거대 석유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합작사다. 최대주주는 러시아 정부로 지분의 24%를 보유하고 있다. 셰브론과 엑손 모빌은 각각 15%, 7%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러시아 국영 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미국 기업 셸의 조인트벤처(JV)가 7.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 차관의 발언을 놓고 또다른 해석도 나온다. 항구 파손은 명분일뿐 진짜 이유는 서방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이라는 관측이 그것이다. 러시아 정부가 CPC의 원유 수출량 감소를 발표한 시기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을 만나기 하루 전이란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특히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항구가 있는 노보로시크는 러시아의 영토다. 미국 측 기업들은 항구 상황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규제를 시행했지만, CPC 원유는 받고 있다. 사실상 러시아의 손을 거친 원유지만 카자흐스탄산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CPC는 태풍으로 손상된 항구 상황을 성명을 통해 전했다. 그러면서 서방의 제재로 인한 현재 상황이 복구를 늦추고 있다고 비난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에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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