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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한 수보로프 학교 학생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크라브초프 러시아 교육부 장관은 지난 3일 러시아 전역에서 500만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평화의 수호자'로 불리는 수업을 시청했다고 밝혔다. '평화의 수호자' 수업은 학교에서 온라인으로 방송되거나 필수 수업을 위해 교사들에게 슬라이드 쇼 형식으로 제공되는 정부 제작 수업 자료다.
강의 내용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푸틴 대통령의 수정주의 이론이었다고 WP는 전했다. 내용을 보면 우크라이나는 실제로 국가로 존재한 적이 없으며 한때 말로로시야(소 러시아)라 불리는 작은 땅이었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우크라이나는 소련이 만든 것이며 크림반도와 같은 지역은 1991년 소련이 붕괴할 때 우연히 우크라이나로 넘어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나치라 비방하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반영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부 우크라이나인들은 나치와 협력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WP는 "교실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애국심을 강요하는 푸틴 대통령의 또 다른 전선"이라고 꼬집었다. 또 지난 18일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8주년을 기념하는 '크림의 봄' 행사에는 학생들이 동원됐다고 WP는 보도했다.
러시아 남부 흑해 인근 크라스노다르에 사는 학부모 이고르 코스틴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딸이 학교로부터 18일 행사를 위해 '따뜻하고, 단정하게 옷을 입어라'는 말만 들었다며 "아이들은 어떤 행사에 참여하는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행사에서 수십명의 학생이 러시아 국기를 들고 행진했으며, 러시아에서 애국의 상징인 성 게오르기우스의 리본에 알파벳 'Z'가 새겨진 옷을 입은 채 전쟁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현재 러시아에선 'Z'가 푸틴 대통령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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