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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회원국 외교관 중 가장 마지막으로 마리우폴을 떠난 그리스 총영사 마노리스 안드룰라키스는 이날 그리스 도착 후 공황에서 만난 취재진에 이렇게 말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제2도시 하르키우와 함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마리우폴은 지난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도네츠크 공화국과 루한스크 공화국이 있는 동부 돈바스를 육로로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안드룰라키스는 "2주 넘게 이어진 러시아의 포위 공격으로 사실상 폐허가 됐다"며 "완전히 파괴된 도시 명단에 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알레포, 레닌그라드, 스탈린그라드, 게르니카, 그로즈니 등의 도시를 언급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쟁으로 도시가 초토화된 곳이다.
특히 레닌그라드는 현재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로 독일군이 2차 세계대전 당시 900일 가까이 포위해 100만명 이상이 포격과 이로 인한 기아, 질병으로 사망한 최악의 도시 중 하나다.
알레포의 경우는 시리아의 제2도시로 2012년부터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벌어진 내전으로 폐허가 됐다.
안드룰라키스는 "내가 본 것을 누구도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마리우폴이 초토화됐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지금 시민들은 맹목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며 "휴전을 위해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5일 마리우폴을 떠난 그는 몰도바를 경유해 루마니아에 도착, 이후 항공편을 이용해 그리스로 돌아왔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포위 공격이 '전쟁 범죄'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면서 "이 평화로운 도시에 점령자들이 한 짓은 수 세기 동안 기억될 테러"라고 비판했다.
반면 러시아군은 이날 마리우폴을 방어하고 있는 우크라이군을 향해 '항복'할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 총참모부(합참)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이날 브리핑에서 "
그는 이어 모스크바 시간으로 21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4시)부터 마리우폴 동·서쪽 '인도주의 회랑'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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