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한 글로벌 제재의 일환으로 맥도날드가 러시아 내 매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한 러시아인이 매장 출입문에 몸을 묶은 채 폐점 반대 시위를 벌였다.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맥도날드의 팬인 한 러시아인 남성이 "맥도날드가 영업을 중단하는 것은 비인도적"이라며 "나와 동료들에 대한 적대 행위"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맥도날드 매장 출입문 손잡이와 자신의 팔을 쇠사슬로 연결한 채였다.
그의 시위는 시민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쇠사슬을 절단하고 연행을 결정하면서 중단됐다. 이 남자는 러시아의 유명한 예술가인 니카스 사프로노프의 피아니스트이자 아들인 루카 사프로노프로 알려졌다. 그가 소란을 피운 가장 큰 이유로 맥도날드가 러시아 내 모든 지점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이 꼽힌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러시아 가맹점주들에게 영업을 일시 중단한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같은 지침에 따라 점주들은 순차적으로 영업 종료 팻말을 내걸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1990년 1월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중심부인 푸시킨 광장에 처음으로 매장을 오픈한 이후 지속적으로 영업점 수를 늘려 현재 러시아 내에서 85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주가 지나면 모든 매장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맥도날드는 영업 재개 시점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맥도날드 햄버거, 너겟, 쉐이크 등이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햄버거와 사이드 메뉴를 묶어 4만5000루블(약 40만원), 이보다 작은 사이즈의 세트를 4만루블(약 35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 내 사업 중단을 선언한 글로벌 기업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예일대는 맥도날드를 포함해 골드만삭스, 리바이 스트라우스, 애플, 코카콜라, 스타벅스, 엑손모빌 등을 포함한 350여개 기업이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러시아 정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철수 결정을 내리자, 러시아를 떠나는 서방기업들의 자산 압류 방침을 논의했다. 국유화한 뒤 다른 경영자에게 사업을 이관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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