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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 = 연합뉴스] |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지난달 24일 알바기르는 폴란드 국경에서 쫓기는 신세였다. 그는 폴란드 당국이 동원한 드론과 헬리콥터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영하의 온도에도 숲속에서 숨어 다녀야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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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 = 연합뉴스] |
전쟁으로 하루아침에 갈 곳이 없어진 이들은 이후 2주간 완전히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됐다.
무사히 국경을 넘어 폴란드에 도착한 마슬로바 가족은 매일 따뜻한 빵을 먹을 수 있었다. 반면 알바기르는 폴란드 국경에 가로막힌 채 추방과 폭행, 폭언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천신만고 끝에 폴란드 난민 단체에 구조됐지만 방송을 통해 들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소식을 듣고 씁쓸했다고 한다.
내전이 벌어진 수단 다르푸르에서 탈출한 알바기르는 수도 하르툼으로 이주해 약학 공부를 하던 중 지난해 11월 학생 비자를 받고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런데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그에게 어두운 미래가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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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A = 연합뉴스] |
이같은 사실을 알리 없는 그는 당초 벨라루스로 들아간 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가겠다는 계획이었다. 결국 알바기르는 폴란드 당국에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그와 일행은 졸지에 도망자 신세가 됐다. 벨라루스 국경 검문소를 찾아 도움을 청했지만 돌아오는 것 감옥행이었다고 그는 토로했다. 또 그곳에서 온갖 인종차별적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알바기르는 "벨라르스의 한 군인이 나에게 '다시 돌아오면 죽여버릴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그 시간 우크라이나 피란민 마슬로바는 몰도바를 거쳐 폴란드로 무사히 넘어가 환대를 받았다.
그는 "
글로벌 싱크탱크 이민정책연구소(MPI) 연구원 카미유 르 코즈는 "우리는 서로 다른 난민 집단이 받는 처우가 이토록 대조적인 것을 알게 됐다"며 "유럽인은 우크라이나인에게 동질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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