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목전까지 진격하면서 양측의 사활을 건 격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이우를 점령하려면 우크라이나인을 모두 없애야 할 것"이라며 결사항전을 다짐했습니다.
윤석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적막한 이르핀 거리를 걷는 한 시민의 등 뒤로 포성 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곳곳에 시신이 방치돼 있고, 목숨을 건진 사람들은 어두컴컴한 은신처에 겨우 숨었습니다.
▶ 인터뷰 : 테치나 / 이르핀 시민
- "무섭습니다. 특히 밤에 더 무섭습니다. 우리는 은신처에 겨우 숨어 있을 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키이우 동쪽 브로바리에서도 며칠째 치열한 시가전이 펼쳐지며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루지나 / 브로바리 시민
- "할머니 집에서 큰길로 차를 몰고 가고 있었는데 러시아군이 우리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군은 키이우 도심에서 불과 25km 앞까지 진격했습니다.
이르핀과 브로바리는 수도 키이우와 경계를 맞댄 도시들로,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점령하려면꼭 거쳐야 하는 핵심 길목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르핀강의 교량을 모두 파괴하고 키이우를 요새화하며 맞섰습니다.
▶ 인터뷰 :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 "러시아군이 키이우로 들어오려면 우크라이나인을 모두 죽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키이우로 오라고 하십시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피란 행렬을 공격해 어린이 한 명을 포함해 7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주장했습니다.
또 "정밀 타격으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러시아군의 주장에 대해 미국은 "정밀 추적 무기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MBN뉴스 윤석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