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홈페이지 캡처. |
폴란드 프로게이머들이 만든 한 웹사이트가 러시아 국민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알려주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쿼드303'라는 이름의 폴란드 프로그래머들이 지난 6일 만든 웹사이트가 러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해당 사이트는 러시아 개인과 회사가 소유한 휴대전화 번호 2000만건과 이메일 주소 1억4000만건을 기반으로 무작위로 번호를 제공합니다. 누구나 이 번호를 복사해 러시아인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서방 국민이 러시아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입니다.
사이트 첫 화면에는 "친애하는 러시아인 여러분, 그 나라의 언론은 검열을 받고 있다"며 "크렘린궁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무료 인터넷과 텔레그램 앱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진실을 알아보라. 독재자 푸틴을 전복시킬 시간이다"라고 러시아어로 쓴 문자가 초기값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스쿼드303에 따르면 지금까지 러시아어로 된 메시지, 전쟁 영상,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공격하는 장면을 기록한 서방 언론 자료 등이 수백만 건 이상 전송됐습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 수천명이 사이트를 이용했으며 이중 상당수가 미국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쿼드303이라는 이름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맞서 활약한 영국 공군(RAF) 내 폴란드인 비행단 303중대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이트 주소인 '1920.in'은 1920년 구소련과 전쟁을 치르던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반격에 성공하면서 소련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던 해를 뜻합니다.
해당 사이트를 이용한 한 미국인은 "러시아 국민이 봉기해 자국 정부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들에게 알리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러시아인은 이 통로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30대 러시아 여성은 WSJ에 네덜란드인으로부터 우크라이나의 파괴 실태와 민간인 사상자 사진을 받았다며 "그 장면을 보는 것이 고통스럽고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전 여론을 억압하고 강도 높게 미디어를 차단하고 있습니다. 서방 소셜미디어(SNS) 채
러시아 국영 언론은 이번 침공을 '전쟁'이 아닌 '특수작전'으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현지 독립언론은 당국의 압박에 문을 닫거나 보도 활동을 멈췄습니다. CNN, BBC 등 다수 외신들도 러시아에서 보도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