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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의 한 슈퍼마켓에서 판매 중인 러시아산 보드카. [EPA = 연합뉴스] |
13일 유통업계와 각 사에 따르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코카콜라, 펩시콜라 등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최근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KFC와 타코벨, 피자헛 등을 보유한 미국 외식업체 얌 브랜즈도 러시아 시장 내 투자를 중단키로 했다.
식품업계 외에도 디즈니가 러시아 내 영화개봉 등 모든 사업을 철수키로 했고, 월스트리트에서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러시아 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생활필수품임을 강조하며 '옷 입을 권리'를 외치던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도 러시아 보이콧에 동참했다.
국제사회의 이 같은 탈러시아 움직임은 이미 곳곳에서 그 효과를 내고 있다.
이달 10일 방콕포스트와 더네이션 등 태국 매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 7000여명이 푸껫 등 태국에 발이 묶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주 차에 접어들면서 러시아 국적항공사 두 곳이 운항을 중단한데다 러시아로 향하는 외국 항공편 수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발리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국제사회가 해외에서 러시아 국민의 경제활동을 사실상 마비 수준으로 몰아간 것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유럽연합(EU)은 러시아 국책은행 VTB방크를 비롯한 7개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하는 데 나섰다. 러시아 은행이 발급한 비자·마스터 카드의 국외 사용과 현금 인출도 중단됐다. 해외 체류 중인 러시아인들로서는 그야말로 있는 돈도 못 쓰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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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10일 크렘린궁에 앉아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타스 = 연합뉴스] |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20년 매출 중 러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액수가 4조3963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도 삼성전자가 러시아와 인접국에서 4조원대 매출을 낸 것으로 추산 중인데 조 단위 매출인 만큼 기업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아직 뚜렷한 러시아 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다. 러시아는 밀과 쌀 주요 생산국인 동시에 대게, 명태, 캐비아(철갑상어 알), 보드카, 곰새우 등을 주로 수출한다. 뿔이 크고 밀도가 치밀한 녹용도 주요 수출품이다.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대게 등 일부 품목은 무역 제재조치 강화 영향으로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산 대게(선어)의 평균 낙찰가는 이달 3일 기준 1kg당 1만9900원을 기록했다. 일주일 만에 22.8% 오른 수준이다.
소비자들이 몰린 네이버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보드카 불매운동이 한때 언급되기도 했으나, 본격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 국내 주류시장에서 보드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러시아보다 미국이나 스웨덴, 핀란드에서 들여오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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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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