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클라우드 로고 [사진 출처 = 구글] |
10일 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이번 맨디언트 인수는 주당 23달러에 이뤄졌다. 맨디언트의 지난달 초 평균 주가에 57%의 프리미엄이 붙는 방식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이는 지난 2012년 인수액 125억달러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의 구글 M&A이다. 맨디언트는 구글 클라우드 사업부문 산하로 통합될 예정이다.
지난달 MS가 맨디언트 인수에 관심을 갖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맨디언트 주가는 한 달새 약 45% 급등했다.
맨디언트는 2004년 미국 공군 특수수사요원 출신인 케빈 맨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미 공군 컴퓨터침해사고대응팀 멤버 등이 모여 설립한 사이버 보안업체다. 2013년 중국 정부의 사이버 공격 행위를 규명하는 보고서를 발간해 전세계 보안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곳은 2020년 미국 연방정부 전역의 컴퓨터를 손상시킨 솔라윈즈 공격을 처음 발견하기도 했다.
맨디언트는 현재 300여 명의 보안 전문가를 두고 있으며, 주로 대형 사이버 공격을 감지·분석하는 업무를 한다. 미국 FBI와도 공조하고 있는 업체로, 지난해 파이어아이와의 분사 이후 5개월여 만에 수조원대 M&A에 성공했다.
토머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대표이사(CEO)는 "맨디언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보안 유지 조직에 통찰력을 제공한다"며 "이번 인수로 클라우드 컴퓨팅 채택을 가속화하고 궁극적으로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M&A에는 구글은 물론 MS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클라우드 사업부문의 보안 기술을 강화하려는 구글이 가장 강력하게 M&A를 추진하면서 승기를 잡게 됐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룬스 포랏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WS나 MS 애저 같은 업체와 경쟁하려면 맨디언트가 필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5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지만, 최근 AWS와 MS 애저에게는 물론 중국기업인 알리바바 클라우드에도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업손실 폭이 줄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도 8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역시 AWS와 MS 애저가 80% 가량을 잡고 있다.
구글은 맨디언트 인수로 클라우드 사업을 적극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이 보안이라 전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보안업체를 인수한 점이 추후 사업 확장에 큰 강점으로 발휘될 수 있다.
IT업계 필수 인프라 중 하나가 클라우드인 만큼 시장 잠재력 역시 여전히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4820억달러(약 592조원)로, 오는 2025년이면 8375억달러(약 1029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시장은 이번 구글의 맨디어트 인수로 아마존과 MS도 보안업체 M&A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구글과 맨디언트의 M&A는
다만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을 주시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행보는 위험 요소로 꼽힌다. 빅테크 기업들의 M&A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올해 초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장이 나서 빅테크 기업들에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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