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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9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이달 7일 기준 톤(t)당 4만2995달러(약 5300만원)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 거래가인 2만9800달러(약 3700만원)보다 약 44% 오른 가격으로, 장중에는 5만5000달러(약 670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니켈 가격이 전례 없이 상승하자 LME는 8일 성명을 내고 니켈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 LME는 가능한 빨리 거래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적어도 11일까지는 거래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니켈 가격은 작년부터 꾸준히 오르다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가 조금씩 가팔라졌다. 전 세계 니켈 공급량의 10%를 생산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무역 제재를 받자 공급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쟁 여파를 고려해도 니켈 가격이 하루에 50% 가까이 폭등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지난달 최대 상승폭이 800달러 정도였고 23, 25일에는 가격이 오히려 떨어졌었다.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니켈 가격 폭등의 원인이 중국 최대 스테인리스스틸·니켈 생산 업체인 칭산그룹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칭산그룹이 공매도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니켈을 대량 사들여 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칭산그룹은 작년 니켈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해 니켈을 공매도해왔는데 니켈 가격이 오르자 '마진콜'에 직면했다. 마진콜은 펀드나 선물 같은 상품에서 원금에 타격이 갈 정도로 손실이 예상되는 경우 고객에게 추가 증거금을 요구하는 장치다.
즉 니켈 가격 하락에 큰 돈을 베팅한 칭산그룹이 예측이 빗나가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상황에 놓였고, 이를 막기 위해 니켈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소식통을 인용해 칭산그룹이 베팅한 니켈 가격 범위는 톤당 1만8000~1만9000달러로 규모는 약 30만톤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태로 칭산그룹이 약 80억달러(약 9조8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추정했지만, 회사 측은 재무 상황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칭산그룹은 인도네시아 광산에서 니켈 선철을 대량 생산해 공급하면서 2018년께 세계 최대 니켈 생산업체 중 하나로 부상했다.
시앙 광다 칭산그룹 회장은 니켈을 비롯해 상품 가격 전망과 관련한 파생상품 베팅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해에는 칭산그룹이 중국 배터리 소재 업체에 니켈 반제품을
로이터통신은 "니켈 가격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생산 비용이 비싼 전기차 배터리로 인해 에너지 전환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LME는 아직 니켈 거래를 재개하지 않았다. 거래를 재개하게 되면 재개일 전날 오후 2시까지 공지할 예정이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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