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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
인태사령부는 한반도를 관할하는 부대인데 지휘체계 내 지시사항을 공개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인태사령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은 한국시간 지난 5일을 포함해 최근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러한 발사는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북한 이웃국들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와 안보를 저해하고 역내 및 국제사회를 불안정하게 하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매우 증가한다는 데 대해 우려를 분명히 해왔다"며 "인태사령부는 지난 7일 서해에서 IRS(정보·감시·정찰) 수집 활동 강화와 역내 우리의 BMD(탄도미사일 방어) 대비태세 상향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인태사령부가 지시사항을 공개하며 서해를 특정한 건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때 이용하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지시는 또 올해 1월 20일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조치)을 사실상 해제하며 시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 때문에 미국이 북한의 대형 도발 징후를 포착했을 가능성과 더불어 북한이 섣불리 행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고 의미를 동시에 담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올해 들어 미사일 시험 발사를 9차례 하는 등 무력 시위 횟수를 늘렸다. 최근에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한 뒤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실제로 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위성을 실어나르는 장거리 로켓과 ICBM 기술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인태사령부의 지시와 관련,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며 "우리는 우리의 우려가 무엇이고 그 우려에 관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분명히 해
인태사령부의 지시가 북한의 행동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이라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북미 지역 방어 책임자인 글렌 밴허크 미국 북부사령관도 전날 미 하원 군사위에 출석해 북한이 조만간 새로운 ICBM 시험 발사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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