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용인대서도 유도학 명예박사 학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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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칭화대 서문 / 사진=연합뉴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칭화대 명예박사 학위를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칭화대학교 총장 겸 중국 과학원 원사인 추융(邱勇)에게 발송된 이 공개서한에는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수여된 명예박사 학위를 철회하지 않는 것은 칭화대의 수치이자 동문들의 불명예'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칭화대 동문 210명이 서명한 이 공개서한에 대해 "침략 전쟁을 시작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칭화대 명예박사 학위를 하루빨리 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의 초안은 재미 중국계 민주 인사인 예쓰저우(葉四舟)와 쑨누타오(孫怒濤)가 작성했고, 칭화대 동문 210명과 민주당 인사 다수가 공동 서명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고 7일 보도했습니다.
서한을 통해 1955년 칭화대 졸업생부터 1991년 졸업생까지 뜻있는 이들이 푸틴의 침략 전쟁에 공동의 목소리를 낸 것입니다. 특히 이들은 추융 총장이 칭화대에 전권을 행사했던 지난 2019년 4월 26일 푸틴 대통령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다는 점에서 해당 학위를 철회해야 하는 책임 역시 추융 총장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4월 푸틴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추융 총장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참석한 자리에서 '세계 평화 유지와 인류 발전'에 공헌했다는 설명과 함께 푸틴에게 칭화대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한 바 있습니다.
당시 푸틴의 명예박사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은 중국 인민의 좋은 친구이자 오래된 친구로 중·러의 정치적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양국의 협력을 추진하는 데 공헌했다"고 치켜 세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동문들은 푸틴의 명예박사 학위를 회수할것을 조속히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푸틴은 전쟁광이다. 푸틴에게 명예 박사 학위를 수여한 것은 칭화대의 치욕이며, 동문들 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행위다"며 "푸틴의 명예박사 학위를 취소할 것을 학교 측에 강력히 호소한다"고 거듭 사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9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2차 일대일로 국제협력포럼'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칭화대 동문인 시진핑 주석이 동행한 가운데 칭화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특히 시 주석은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국가 주석 바로 옆자리에 푸틴 대통령 좌석을 마련하는 등 최고 예우를 다했던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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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용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을 당시 사진. / 사진=용인대 홈페이지 캡처 |
푸틴의 명예박사 학위는 칭화대뿐만이 아닙니다. 한국의 용인대에서는 유도학 명예박사로 푸틴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부여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총리였던 2010년 9월 용인대에서 유도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1살 때 유도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은 『유도의 역사, 이론 및 실전』이라는 제목의 책을 저술할 정도인 유도 애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대한유도회는 2010년 푸틴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자 유도 명예 7단을 수여했습니다.
용인대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일본과 러시아가 유도로 유명하기 때문에 예전부터 교류를 해왔다"며 "당시 한·러 수교 20주년이고 푸틴 대통령이 유도 애호가로 유명해 명예박사 학위를 제안했는데 러시아에서도 흔쾌히 받아들여 수여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용인대 또한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기습 침공하며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용인대가 푸틴 대통령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한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 등은 "당장 학위를 취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어지는 항의에 용인대는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푸틴 대통령의 학위 수여 사진을 삭제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칭화대와 마찬가지로, 용인대는 학위 취소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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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프로필. / 사진=네이버 화면 캡처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