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올림픽 정신'… IPC위원장이 '평화·반전' 강조하자 통역 멈춘 중국 CCTV

↑ 베이징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평화' 외치는 앤드루 파슨스 IPC 위원장[사진 = 연합뉴스]

중국의 졸렬한 행보가 전 세계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이 2022 베이징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회사에서 '평화'와 '반전'을 강조했다. 그러자 중국 관영 방송인 중앙TV(CCTV)는 생중계 중 통역을 중단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은 파슨스 IPC 위원장이 이날 중국 베이징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 목소리를 내자 CCTV가 이 부분부터 실시간 통역을 멈추고 연설 음량을 작게 송출했다고 보도했다. 화면에 내보내던 수화 통역도 중단했다
파슨스 IPC 위원장은 개회식 연설에서 "다양성을 찬양하고 차이를 포용하는 조직의 리더로서,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충격적"이라며 "21세기는 전쟁과 증오가 아닌 대화와 외교의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유엔 총회에서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 7일 전(1월 28일)부터 패럴림픽 폐막 7일 후(3월 20일)까지를 휴전 기간으로 선포한 것을 언급하며 해당 결의안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CCTV는 침공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도 패럴림픽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파슨스 위원장 등이 기립해 박수로 맞이하는 장면도 내보내지 않고 경기장 원경으로 대체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호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인권 침해 혐의에 대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조사위원회 설치 결의안 채택 투표에도 기권표를 행사했다.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움직임에도 "제재를 통한 문제 해결을 찬성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2일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 계획을 미리 접하고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만 늦춰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완전한 가짜뉴스"라고 즉각 반발했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이 사태의 원인"이라며 미국과 유럽에 책임을 돌렸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