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제작한 RD-180 엔진을 탑재한 미국 우주발사체 아틀라스Ⅴ. [사진 출처 = NASA] |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에 맞설 카드로 '로켓엔진 공급 차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5일 로이터통신,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이 러시아 국영 뉴스전문 채널에 출연해 미국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로켓엔진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고진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세계 최고의 로켓 엔진을 미국에 공급할 수 없다"며 "그들(미국)이 다른 것을 타고 비행하도록 놔두라, 이를테면 빗자루"라고 전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는 1990년대부터 RD-180 엔진 122개를 미국에 납품했고, 그중 98개가 미국의 우주발사체인 아틀라스 시리즈에 쓰였다.
RD-180 엔진은 러시아 로켓엔진 제작사인 에네르고마쉬가 만든 추력 400톤(t)급 액체연료 로켓엔진이다. 실제로 미국의 우주발사체인 아틀라스Ⅲ과 아틀라스Ⅴ에 탑재됐다.
현재 미국에서 이 엔진을 제공받는 주 고객은 보잉사와 록히드마틴사의 합작회사인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와 미국 방산업체인 '노스럽 그러만'이다.
ULA는 민간기업이지만, 스페이스X와 함께 미국의 군사용 인공위성을 우주로 발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등 미국의 국가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고, 노스럽 그러만은 '시그너스 화물선'을 통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정기적으로 화물을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의 공급 중단 결정이 미국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미 미 의회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2022년 이후 RD-180 엔진이 탑재된 로켓으로 미군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을 금지한 데다 ULA가 이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제 엔진을 사용하는 차세대 로켓 '벌칸 켄타우로스'를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과 러시아는 발사체 외에도 스페이스X의 민간 우주선인 '크루드래건'과 러시아의 유인우주선 '소유즈'의 좌석을 상호 교환하는 협정을 추진하는 등 유인우주선 분야에서도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갈등이 지속될 경우 양국의 우주산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한편 러시아가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을 비롯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 정상들을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
스위프트는 전 세계 200개국의 1만1000개 금융기관이 국제 거래할 때 쓰는 전산망이다. 스위프트에서 배제되면 러시아 기업과 개인의 수출입 대금 결제, 해외 대출·투자가 모두 막히게 된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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