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러시아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경쟁 업체인 삼성전자가 철수 압박을 받을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의 벤 우드 수석애널리스트는 CNBC을 통해 "(애플의 철수라는) 이러한 움직임이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 회사에 절대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애플이 철수 성명을 냈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애플은 전면에서 러시아 철수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어인사이트 앤 스트래티지의 안셸 삭 수석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움직임이 다른 기업들도 이를 따르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러시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위상이 다르다는 점이다.
러시아 IT 매체인 3D뉴스에 따르면, 작년 10월 현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4.5%에 달한다. 이어 중국 샤오미(28.1%), 애플(14.7%), 리얼미(7.4%) 순이었다. 또 컨설팅업체 서비스플랜 등이 발표한 '2021년 러시아 베스트 제품 브랜드' 명단에서 삼성전자는 1위 브랜드로 꼽혔다. 이어 테팔, 보쉬, 티쿠릴라, 봉듀엘 등이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은 10위권 밖이었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의 러시아 시장 침투가 빨라지고 있어 애플이 철수했다고 같이 철수를 할 경우 다시 시장 장악이 어려워질 수 있는 대목이다. 오히려 중국 기업들에 시장만 내줄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 때문이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앱스토어 접근을 차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소니를
현재 미국 정부를 중심으로 러시아 수출 제재에 돌입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러시아 철수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AMD는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힌 상태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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