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를 쓴다는 이유로 소셜미디어(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악플에 시달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부산에서 러시아와 고려인 동포 아동 등을 대상으로 러시아·한국어 학원을 운영하는 정영순(51) 대한고려인협회 교육위원장은 어제(3일)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씁쓸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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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러시아 출신 국내 체류 학생이 받았다는 인스타그램 메시지 / 사진 = 정영순 대한고려인협회 교육위원장 |
아이들의 인스타그램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책임을 져라", "한국을 떠나라" 등의 비난의 메시지가 잇달아 올라왔습니다.
고려인 출신인 정 회장은 "최근 들어 학교에서 러시아러를 쓰거나 자신의 국적을 밝히는 일이 걱정된다고 고민하는 고려인 동포나 러시아 아이들이 늘었다"며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이처럼 여론이 싸늘해진 적은 처음이라 당황스럽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내 러시아인과 고려인 동포를 향한 혐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손정진 고려인지원단체 '너머' 상임이사는 "출신 국적 탓에 애꿎은 국내 고려인과 러시아인이 죄인 취급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또 다른 증오 현상으로 번지는 것은 비극을 키우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국에 사는 고려인과 러시아인 대부분은 전쟁에 반대하며, 이번 사태가 평화롭게 종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김영숙 경기 안산시 고려인문화센터장은 "아버지는 우크라이나, 어머니는 러시아 국적을 가진 고려인 동포가 많다"며 "이로 인해 이번 사태를 누구보다 가슴 아프게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