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전쟁 반대' 평화 시위를 하던 어린이들이 러시아 경찰에 체포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이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전쟁 반대' 시위를 하며 헌화한 7살 아이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알렉산드라 아르키포바 러시아 주립대 인류학자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린이, 전쟁, 그리고 경찰차'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3월 1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꽃을 꽂으러 갔던 아이들이 모두 구금됐다"고 밝혔다.
7~11살인 아이들 5명은 '전쟁 반대'라는 문구가 쓰인 포스터와 꽃을 들고 평화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꽃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희생된 우크라이나 시민을 기리기 위해 준비된 것이었다.
당시 한 아이는 철창 너머에 갇혀있고 "괜찮을 것"이라 달래는 어른에게 언제 나갈 수 있는지 물으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의 니카 멜로제코바 편집장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왜 아이들을 체포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이들과 전쟁하고 있다"며 "그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유치원과 보육원에 떨어졌듯 러시아도 마찬가지"라며 "어린아이들이 'NO TO WAR'(전쟁 금지) 포스터 때문에 하룻밤을 철창 안에서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 경찰은 아이들과 이들의 부모 2명을 모두 구금했고, 경찰서로 이송한 뒤 휴대전화를 뺏고 아이들과 분리시켰다.
아르키포바가 공개한 사진에선 한 소녀가 호송차 철장 너머 누군가의 손을 꼭 잡고 울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편 인권감시단체 OVD-Info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침공이 시작된 이후 반전 시위로 체포된 시민은 7602명에 달한다. 뉴스위크는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로 러시아 내에서 반 푸틴 시위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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