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회복 모두 어려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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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예프 아동병원 지하 대피소 / 사진=연합뉴스 |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아동 병원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는 어린이 환자들에게 러시아 침공이라는 재앙까지 닥쳤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으로 어제(1일) 전했습니다.
이 병원은 한해 2만명을 돌보는 키예프 최대 아동 병원으로, 지난달 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지하에 임시 대피소를 만들어놓고 환자와 보호자를 수용하고 있습니다.
지하 대피소에 있는 한 여성은 포화 속에서도 지상층 중환자실에 남아있어야 하는 조카 걱정에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라고 WSJ에 말했습니다. 이 조카는 올해 초 뇌종양 수술을 받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치료를 받는 중이라 지하로 대피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해당 병원의 외벽에는 총탄을 맞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저항에 주춤했던 러시아군이 주말 사이 화력을 다시 증대해 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 포격을 퍼부으면서 병원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되는 상황입니다.
포화 속에서도 환자들을 돌봐 온 의료진들은 조를 짜서 자가용 합승을 통해 출·퇴근을 하거나 일부는 이 마저도 포기한 채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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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군 공습에 지하실로 대피한 우크라 어린이 병원 환자들 / 사진=연합뉴스 |
이 가운데 가장 큰 비극은 병원에 오지도 못한 채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아이들입니다.
해당 병원에서 맹장 수술을 받는 어린이가 하루 평균 10명 정도였는데, 러시아 침공 이후에는 하루 한 명 밖에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또 가까스로 수술을 받았어도 지하 대피소에서는 제대로 회복하는 것이 어렵다고 합니다.
한 신생아는 선천적 장애로 20차례 수술을 받자마자 지난달 24일부터 지하 대피소로 옮겨야 했고, 8살 소년은 뇌종양 수술 후 자립으로 걷기 위한 물리치료가 시급한 상황임에도 지하 대피소 침대에 힘없이 누워 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