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유엔대사 "러시아 무력 침공 강하게 규탄…즉각 철군하라"

안보리 결의안 무산 이후 열린 긴급특별총회
"한국, 유엔이 지원한 첫 번째 나라…유엔 단합의 사례이자 증언"
"러시아, 추가 고조 행위 자제하고 외교적 해결 추구 촉구"

↑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발언하는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 / 사진 = 연합뉴스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력 침공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조 대사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유엔 긴급특별총회 2일 차 회의에서 발언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한국은 (러시아 철군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와 총회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긴급특별총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 철군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이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뒤 서방 국가의 요청으로 열렸습니다.

조 대사는 긴급특별총회 소집의 근거가 된 '평화를 위한 단결'(Uniting for Peace) 결의가 1950년 한국전쟁을 계기로 마련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부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유엔 차원의 문제 해결을 희망한다고 내비쳤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소련(현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 기능이 마비되자 유엔총회는 1950년 11월 국제 평화와 안전의 유지∙회복을 위한 집단적 조치를 권고하고 긴급특별총회를 개최할 수 있음을 규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이것이 '평화를 위한 단결' 결의입니다.

↑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발언하는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 / 사진 = 연합뉴스

조 대사는 "유엔 초창기에 한국은 유엔이 '평화를 위한 단결' 결의에 따라 침공 행위에 대응해 지원한 첫 번째 나라였다"며 "우리나라는 유엔이 그 당시 무고한 시민들의 울부짖음에 즉각 일어서 준 덕분에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것은 우리가 유엔 헌장의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한목소리로 단합할 때 유엔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 사례이자 증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 대표부가 우크라이나 상황을 먼 나라의 비극으로 보지 않는 이유이자, 우리가 우크라이나인들을 향해 연대를 표시하는 이유"라며 "또 유엔 체계에서 여전히 희망을 품는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조 대사는 다른 서방 국가 대사들과 함께 "이번 전쟁은 러시아의 선택"이라며 "회원국의 주권, 독립, 영토보전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어떠한 행동도 규탄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한 것에 대해 "즉각 되돌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가 핵무기 운용 부대의 경계태세를 강화한 것에 대해선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전했습니다.

조 대사는 "러시아에 이번 위기를 추가로 고조할 수 있는 행위를 자제하고 외교적 해결을 추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와 피란민 증가, 민간 인프라 파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더 늘릴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총회 차원의 결의안은 2일쯤 표결에 부쳐져 가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보리 결의안과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미국 등은 최대한 많은 찬성표를 결집해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고립상황을 부각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