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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진격을 막기 위해 다리 폭파에 지원한 비탈리 샤쿤 볼로디미로비치 모습 [사진 = 우크라이나군]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지난 23일 우크라이나의 동·남·북쪽에서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가했으며, 이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함락하기 위해 진격 중이다.
2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해병대 공병인 비탈리 샤쿤 볼로디미로비치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 헤니체스크 다리를 폭파하는 작전에 투입됐다.
이 다리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본토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러시아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은 이 다리를 폭파하기로 결정했다.
볼로디미로비치는 다리에 지뢰를 설치하겠다고 자원했다. 지뢰 설치에 나선 볼로디미로비치는 설치 도중 자신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폭을 선택해 다리를 폭파했다.
그의 영웅적 희생은 러시아군의 진격을 현저하게 늦췄다. 부대가 방어선을 재구축할 수 있는 시간도 벌어줬다. 이 다리가 폭파되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본토로 진격하기 위해 더 긴 경로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CNN 등 외신은 보도했다.
볼로디미로비치는 자폭하기 전 군대에 있는 자신의 형제들에게 연락을 취해 다리를 폭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형제들은 "우리 형제가 살해당했다. 살아있는 한 러시아군과 맞서 싸우겠다"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졌다고 우크라이나군 측은 전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뒤 한 발언에서 볼로디미로비치의 희생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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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은 볼로디미로비치의 '영웅적 행위'에 대해 나중에 훈장을 수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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