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와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직접 소통 채널 개설을 추진한다고 CNN방송이 26일 보도했다. 양국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세계대전 등으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는만큼 상호 간 오해를 막는 채널을 개설하자는 것이다.
CNN은 우크라이나 인근 항공 작전 등과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 양국간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관련 내용을 통보하는 채널을 개설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 관리들이 러시아 측과 논의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가령 군사적 의도가 전혀 없는 인도적 지원을 목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비행 금지 구역 등에 진입해야 하는 경우, 미리 서로 통보해서 불필요한 충돌을 미리 방지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어떤 방식이 논의될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CNN은 전했다.
기존에는 이런 협의를 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으나,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미군과 러시아군이 국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접근한 상황이어서 협의의 중요성이 커졌다. 최근 미국은 폴란드에 군 병력을 배치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정규군을 투입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국경을 마주 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위기감이 고조되던 당시에는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 군 관계자들이 직접 대화를 나눴으나, 침공 이후에는 미러 군 관계자들이 직접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총을 쏘면 세계대전"이라며 양국의 충돌을 극도로 우려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에 개입하는 것은 테러리스트 조직을 다루는 것과는 다르다"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 중 하나를 상대하고 있다. 이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이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감행해 수도 키예프가 함락 위기에 처해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홀로 외로이 러시아를 상대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직접적인 병력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입
BBC는 미국 등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경제·금융에만 한정하고 있는 배경으로 러시아가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거론했다. 러시아와 미국 모두 핵보유국이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섣불리 군사적 개입을 했다가는 세계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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