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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바티칸에서 교황이 주재한 행사에 성직자들이 참가한 모습 [로이터 = 연합뉴스] |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국 종교단체에서 성직자들이 물러나고 있다"면서 "일부 교단에서는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부터 시작된 성직자 부족현상이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종교 연구 조직인 바르나그룹의 지난 10월 연구에 따르면 목회자의 38%가 목회 일 사임을 진지하게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같은 해 1월 29%에서 9개월 새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45세 이하 젊은 목회자 중에서는 거의 절반이 사임을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직자 부족현상은 실제 곳곳에서 나타난다. 보수 유대교 운동 리더들은 지난 12월 이메일을 보내 올해 약 600개 유대교회당에서 새 랍비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지타운대 사도직 응용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가톨릭교구 중 3544개가 교구 사제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제가 부족한 교구는 지난 2000년에 비해 25% 늘었다. 몬타나주에서는 전체 교회의 10%인 120개 교회가 목회자를 찾고 있다.
성직자가 줄어든 데는 코로나19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대면 예배가 줄면서 목회에 회의감을 느낀 데다, 마스크와 백신 등 이슈를 두고 양극화되는 사람들의 분노와 불만을 마주하기가 버거워진 탓이다. 오프라인 사역이 감소한 만큼 보수가 줄어든 것도 성직자 사임의 원인으로 꼽힌다.
WSJ에 따르면 교단을 떠난 성직자들은 비영리단체로 이동하거나 일반 회사에 취업했다. LA에서 13년간 랍비로 일한 노아 파르카스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는 게 어려워졌다"면서 유대인 비영리 단체로 이동했다. 8년간 미니애폴리스의 교회에서 목사로 일했던 키스 무디아파는 교회를 떠나 플로리다의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
성직자가 사라진 자리에서는 지각 변동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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