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치러진 러시아선수권 대회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 나온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피겨 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의 도핑 규정 위반 조사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AFP통신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세계반도핑기구(WADA) 도핑 규정 위반과 관련한 심층조사를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심층조사는 지난해 12월25일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 때 제출한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데 따른 것이다.
WADA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RUSADA의 이번 조사결과를 믿지 못한다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수 있고 여기서도 합당한 판결이 나오지 못하면 스위스 연방법원이 판결을 내린다.
통신은 만약 스위스 연방법원까지 가는 사태가 나온다면 최종결과가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도핑논란' 배후로 발리예바를 비롯해 이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수상한 안타 셰르바코바와 알렉산드리 트루소바 등을 키운 에테리 투트베리제를 거론하고 있다.
그는 김연아 은퇴 이후 세계 피겨계를 주름 잡았던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도 키운 전설적 코치다.
하지만 그는 혹독한 지도 방식은 늘 논란이 됐다. 그래서인지 투트베리제가 키운 제자들은 대부분 20살도 넘기지 못하고 빙판을 떠났다.
2차 성징을 지연시키기 위해 가루 음식을 먹게 했으며 루프론을 복용시켜 사춘기를 지연시키기도 했다.
그는 3년 전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피로 회복을 위해 선수들에게 복용시켰다는 협심증 치료제 멜도니움이 금지약물로 지정되자 "다른 약물을 찾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약물이 트리메타지딘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의 혹독한 훈련방식이 공개됐는데 영상 속에는 투트베레제가 선수의 머리채를 잡고 빙빙 돌리고 있다.
또한 이번 올림픽에서 투트베리제의 태도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도핑의혹'으로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발리예바가 부진한 점수로 4위에 머무르자 위로
그는 발리예바에게 "왜 포기했어? 왜 싸우길 멈췄어? 나에게 설명해봐"라고 화를 냈다. 그의 멘트는 방송을 통해 그대로 생중계 됐다.
이를 접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투트베리제의 냉혹함에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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