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관광지 경비원이 기모노를 입었다는 이유로 관광객의 출입을 막은 일이 알려지자 이를 두고 누리꾼의 설전이 벌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지난 주 중국 남서부 윈난성 다리시의 관광지인 얼하이호수생태길에서 기모노를 입은 관광객이 '옷 때문에' 경비원으로부터 출입을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여성이 친구 2명과 함께 입장하려 하자 한 경비원이 "이렇게 입는 게 적절하냐"며 "난징대학살을 잊었냐"고 말하며 출입을 제지했다.
일행 중 한 명이 "중국의 어떤 법에 기모노를 입을 수 없다고 되있냐"고 반문했지만, 경비원은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되려 주변에 있던 관광객들이 "일본인이 조상을 죽였는데 당신은 기모노를 입고 있다", "당신은 중국인이 아니다", "부끄럽지 않냐"며 경비원을 거들었고, 일행은 결국 현장을 떠났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본군이 난징시에서 중국인 30만여명을 무차별 살해한 사건이다. 중국은 매년 12월 13일 난징대학살 추모식을 가진다.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한 누리꾼은 "역사 지식이 있는 중국인은 공공 장소에서 기모노를 입지 않는다"며 "이 여성은 꾸지람을 들을만했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런 논리라면 양복은 서구에서 온 것이고 100여년 전 서방 열강도 중국을 침략했으니 양복도 입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중국에서 기모노가 논란이 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푸젠성 샤먼의 코로나19 검사소에서 기모노를 입고 온 여성이 검사를 거부당했는데, 이 기모노는 여성이 일하는 일본 식당의 유니폼이었다.
같은 해 9월 18일에는 쓰촨의 한 중국 여성이 대학교 캠퍼스에서 기모노를
이번 사건이 발생한 관광지의 관계자는 "사건을 조사하고 해당 여성에게 연락하겠다"고 밝혔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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