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아닌 '소통'으로 풀어야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그리고 NFT'를 주제로 다루는 'MBN'월드에서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제너레이티브 프로젝트 두 건을 살펴봤습니다. 하나는 '슈퍼노멀 NFT', 다른 하나는 '고스트 프로젝트'입니다. 전자는 집시(ZIPCY) 작가가, 후자는 미상(Mr.Misang) 작가가 참여한 프로젝트입니다. 국내 NFT들이 주로 클레이튼 체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가운데 두 프로젝트는 이더리움 체인에서 확연한 존재감을 나타냈습니다. 현재 두 'K-NFT'에 대한 평가는 매우 엇갈리는데요.
우선 '화리'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라는 개념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화이트리스트라는 것은 NFT를 구매할 때 우선적인 권리를 주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세일 전에 진행하는 프리 세일에 화이트리스트 권한을 가진 사람들만이 참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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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씨 초기화면 |
지난달 있었던 '슈퍼노멀 NFT'는 큰 기대를 모으며 무난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화이트리스트를 두고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슈퍼노멀 측은 애초 화이트리스트를 부여받은 사람들에게 "24시간 내에 원하는 시간에 2개까지 구매를 '보장한다(Guarantee)'"고 공지했습니다. 사람들은 그 말을 믿고 천천히 '민팅(NFT를 구매하는 행위)'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새벽부터 시작한 화이트리스트 구매 일정은 오전에 비상 상황을 맞았습니다. 갑자기 솔드아웃이 된 것입니다.
그 와중에 거래량은 폭증하면서 슈퍼노멀은 한때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에서 1위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0.088이더리움에 판매했던 슈퍼노멀의 금액도 크게 오르면서 5~6이더리움까지 거래됐습니다. (14일 오전 10시 현재 1이더리움이 350만 원 정도 하는 것을 감안하면, 30만 원 정도 하던 NFT 가격이 순식간에 2100만 원으로 뛰어오른 것입니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구매하면서 세계적인 관심도 끌었습니다.
화이트리스트였지만 매진으로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은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24시간 내에 사면 된다고 했는데 아예 구매하지 못하게 됐으니까요. 하지만 슈퍼노멀 측은 몇 시간 동안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파운더는 나타나지 않은 채 서포터 등이 악역을 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같은 시간 파운더 등은 자축하는 내용을 자신의 SNS에 올렸습니다) 한참 뒤에 나타난 집시 작가는 더 좋은 해결책을 약속했습니다. 더 한참 뒤에는 '화이트리스트가 더 많이 배정됐던 것 같다'는 모호한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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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진행됐던 미상 작가의 '고스트 프로젝트'는 화이트리스트의 조건으로 초대, 트위터 이벤트 참여 등을 걸었습니다. 이 조건들을 낯설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막상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는 비교적 골고루 화이트리스트 자격이 분배됐습니다. 고스트 프로젝트 측은 트위터에서 펼쳐지는 이벤트 참가를 독려했고 열의를 보여주는 사람들을 화이트리스트로 추가했습니다. 특히 인원 숫자를 계속해서 표로 공개하면서 투명한 절차를 밟았습니다. '이렇게까지 철저히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일같이 화이트리스트 해당자를 수시로 업데이트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민팅도 하루에 국한하지 않고 화이트리스트 해당자들은 며칠 내에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민팅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표로 공개한 정확한 숫자만큼 민팅이 이뤄졌습니다.
한때 6이더리움까지 치솟았던 슈퍼노멀 NFT의 시장 최저가(Floor Price)는 14일 오전 10시 현재 1이더리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주 0.1이더리움 대에 머물렀던 고스트 프로젝트는 바닥을 다지고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0.27이더리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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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노멀 트위터 |
다시 슈퍼노멀 NFT 문제로 돌아가 보면, 슈퍼노멀 측에서는 정당한 권리를 가졌지만 구매하지 못하고 항의했던 이들을 커뮤니티에서 탈퇴시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보상안이라고 내놓은 것도 말할 때마다 축소될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나온 보상안 혹은 해결책도 피해자들이 수긍하지 못하는 조치였습니다.
조그마한 균열은 어떠한 커다란 태풍으로 이어질지 모릅니다. 나비 효과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촉발됩니다. 슈퍼노멀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은 여러 다양한 이유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혹자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슈퍼노멀 가격 하락의 원인은 단타쟁이들, 이른바 '페어퍼핸드' 때문이 아니냐고요. 하지만 구매자들은 이유 없이 던지지 않습니다. NFT에서 추구하는 탈중앙화가 아닌 중앙집권적이면서도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프로젝트에 상응하는 대처를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슈퍼노멀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민심을 잃었습니다. 자축하고 있는 파운더의 모습을 본 피해자들이 진정 원한 것은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우선은 진정한 사과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성공한 프로젝트들의 공통점을 하나 꼽자면 '소통'입니다. 메타콩즈의 이두희 대표는 NFT 구매자들에게 친절하면서도 활발한 언행으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어제도 실타래 프로젝트에 관한 AMA(Ask Me Anything)를 진행했고, 직후 실타래의 시장가도 크게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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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상 작가 트위터 |
고스트 프로젝트의 미상 작가도 끊임없이 트위터 등 SNS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동훈 기자 no1medic@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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