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회용 컵 부족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공급망 마비에 한파 등 기상악화까지 겹쳐 생산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전역에서 테이크아웃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일회용 컵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네시주에 사는 첼시 넬리씨는 출근길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24온스 컵이 늘 품절 상태라고 WSJ에 전했다. 넬리씨는 "24온즈 컵을 찾아서 두 블록 떨어진 스타벅스까지 가야했다"고 했다. 스타벅스는 이달 투자자들에게 올해 공급망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공급망 대란 탓에 미국 주요 항구에서 중국산 일회용 컵 수입이 늦어지고 있다. 또 플라스틱 컵과 종이컵 코팅에 사용되는 합성수지 생산이 지난해 텍사스 한파로 중단된 이래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WSJ는 "다음 공급망 대란은 당신의 모닝커피를 노리고 있다"고 평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프레첼 체인점 웻즐스 프렛즐은 가맹점들이 합심해 일회용 컵 확보에 나섰다. 이들은 아마존, 지역 공급자 등의 재고 현황을 단체 문자로 공유한다. 웻즐스 프레즐 측은 브랜드 로고가 그려진 컵은 진즉 소진한 상태이며 로고 없는 일반 컵을 사용하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텍사스의 한 햄버거 가게는 플라스틱 컵이 없어 미국산 종이컵에 아이스크림 셰이크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노동력 부족 사태도 컵 공급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플라스틱 산업 협회의 수석 경제학자 퍼크 피네다는 "노동력 부족이 플라스틱 생산을 방해하고 있다"고 했다. 미 연방 자료에 따르면 노동력, 생산량 부족 등으로 인해 플라스틱 포장 제품의 가격이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 실제로 볼티모어의 한 치킨 가게 사장은 지난달 24온스짜리 플라스틱 컵 600개를 구매하는데 전년 대비
일회용 컵 대란에 일부 매장들은 고객에게 재사용 컵 사용을 장려하고 나섰다. WSJ는 "일부 매장은 일회용 컵 부족과 높은 일회용 컵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음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재사용 컵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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