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백혈구 항원에 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률 달라져
↑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이미지 / 사진=연합뉴스 |
최근 학계에서 코로나19에 강한 면역반응을 보이는 특정 유전자를 보유한 이른바 '네버 코비드족(Never Covid cohort)'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2년 이상 계속되고 있고, 백신을 둘러싼 갈등이 극에 달하며 바이러스에 반응하지 않는 '면역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영국 임페리어칼리지 런던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한 가정 내에 코로나 19 양성 환자가 있어도 다른 구성원들이 전염될 비율은 의외로 높지 않다 전했습니다. 연구진은 건강한 18~30세 남녀 26명에게 직접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입한 뒤, 이들을 통제된 환경에서 2주간 관찰하였으나 실험 참가자 중 절반인 18명만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를 이끈 대니 알트만 면역학 교수는 "똑같은 코로나19 환경에서 사람마다 왜 반응이 다른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됐는데 특정 유전인자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며 "특정 유전자는 코로나바이러스에 확실히 내성이 있으며,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 연구진들이 주목한 핵심 유전인자는 백혈구 항원(HLA)입니다. 이는 조직적합성항원 중 하나로 유전자에 의해 형태가 결정됩니다. 특정 유형의 HLA를 가진 사람이 과거 감기를 앓았을 경우 코로나19 면역 반응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과학계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코로나19는 감기와 같은 '사스 코브(SARS-CoV)' 계열의 코로나바이러스입니다. 지금까지 인간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CoV)'를 비롯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CoV)', '계절성 감기(인간코로나·HCoVs)' 4종, '코로나19(SARS-CoV-2)' 등 총 7종이 있습니다. 많은 과학자가 코로나19와 감기 코로나의 '교차 면역' 가능성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코로나19에 강한 유전자는 'A24형' 백혈구 항원입니다. 이 항원을 보유한 사람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감염 세포를 파괴하는 '킬러 T세포'가 활발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T세포가 감기 코로나의 특정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에 반응하는 면역 기억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했다는 의미입니다.
이 항원은 아시아인들에게 더 흔한 유전인자여서 미국·유럽 등에 비해 아시아국가의 확진 사례가 적은 이유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로 합니다. 반면 백혈구 항원 'DRB1*1302' 보유자는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영국 워릭대학교 분자종양학과 로렌스 영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은 과거 감염, 백신 접종 등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특정 유전인자에 따른 격차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네버 코비드족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보편적인 변종 방지 백신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코로나19 면역과 유전자 관계를 연구하고 있는 일본 이화학연구소 통합의학센터 후지 신이치로 박사도 "코로나19 감염자 체내에서 표적화된 T세포 반응을 강하게 자극하는 백신이 개발돼야 한다"며 "특정 백혈구 항원을 보유한 사람에겐 이 같은 접근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