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해 '한북공정'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패션 잡지 '보그'가 중국의 한복풍 의상을 '한푸'로 소개해 한국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보그는 지난 1일(현지시간) 공식 인스타그램이 한복풍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 모델 사진을 올리며 "한족이 중국을 통치하던 시대 의상"이라고 소개했다.
보그는 또 "최근 웨이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중국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한푸' 해시태크는 중국 내에서 약 49억뷰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관련 비디오는 중국에서 470억뷰가 넘는 조회수를 올렸다"고 했다.
사진 속 여성 모델은 '시인'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중국 인플루언서다. 그는 앞서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이 '한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해 국내 네티즌들에게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지난 2월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한복은 한푸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혐오 발언이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혐오 발안을 멈춰달라"며 "실에 입각한 논쟁을 하자"고 밝혔다.
그는 영상에서 "한푸는 오랜 역사를 보유했으며 동아시아의 다른 국가에게 영향을 줬다"며 "한복과 한푸는 다른 의복 형태임을 존중하지만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나는 한국인들을 싫어하지 않는다. 좋은 한국인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혐오 발언을 멈추고 사실에 입각한 논쟁을 하자"고 강조했다.
보그의 인스타그램에서는 한국과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
한국 누리꾼들은 "역사 왜곡이다" "역사공부 제대로 해라" "한푸가 아닌 한복이다" "짝퉁한복이라 그런지 별로다" "한푸는 한복 짝퉁" "인구 많으면 뭐하나 전통 의상 없어 다른 나라 문화 다 베끼는데 불상하다" 등 비난했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한푸는 중국 전통의상, 자랑스러운 문화" "중국에는 56개의 소수 민족이 있다" "한국인들은 이게 한복이라고 하는데 증거가 전혀 없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4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한복과 유사한 복장을 한 여성이 등장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 여성은 분홍색 치마를 입고 댕기머리를 했다.
여성은 개회식의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 퍼포먼스에서 등장했다. 이 행사는 중국 내 56개 소수민족 출신 대표들이 거대한 오성홍기를 들고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성 또한 소수민족 대표로 행사에 참여한 것이다. 이를 두고 국내 누리꾼들은 자칫 한국의 고유문화가 중국 소수민족 문화로 오인될 수 있다며 지적하
대선 후보들도 중국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 공정 반대"라는 문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으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한푸가 아니라 한복"이라며 "한복은 대한민국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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