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가운데 미국에서 중국으로 귀화한 18세 프리스타일 스키선수 구아이링(에일린 구)이 중국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구아이링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 프리스타일 종목 금메달 후보 '0순위'로 꼽힌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프리스타일 하프파이브·슬로프스타일·빅에어 세 종목에 출전한다.
하계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동계올림픽에서 과연 그가 중국에 금메달을 안겨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구아이링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입국하자 스포트라이트가 온통 그에게 쏠렸다고 전했다. 중국에 도착한 그가 무엇을 먹었고 어디를 갔는지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는 것은 물론 그의 성장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국민적 관심을 끌어냈다.
중국인들이 구아이링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중 갈등 속 미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꼽히는 그가 중국 국적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구아이링은 미국 아버지와 중국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3세에 처음 스키를 시작했고 8세에 프로 스키팀에 입단했다. 9세에 처음으로 미국 주니어 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승했으며 15세였던 2019년 미국 대표로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슬로프스타일에서 우승했다.
그런 그가 같은 해 돌연 중국으로 귀화를 선언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앞으로 중국을 대표해 뛰겠다"며 "엄마가 태어난 곳에서 어린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스키 실력 뿐 아니라 외모도 출중해 광고계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중국 매체는 전했다.
실제 보그와 엘르 등 패션 잡지에서도 표지모델로 등장한 그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루이비통과 손잡고 새롭게 디자인 된 '트위스트백'을 내놓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의료, 음료 등 다수의 중국 기업 뿐 아니라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의 광고 모델로도 발탁됐다.
구아이링의 몸값도 갈 수록 치솟고 있다. 중국 신징바오에 따르면 구아이링의 광고모델료는 약 250만달러(29억8000만원, 세후 기준)다. 이는 2021년 100만달러 대비 150% 증가한 것이다.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치솟고 있는 반면 미국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달 11일 '중국의 스타 스키 선수는 미국에서 태어났고 여전히 미국에서 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구아이링의 국적 논란을 제기했다. 미국은 이중국적을 허용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이 여전히 미국 국적을
이에 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수백통의 메시지를 받았다며 이 중에는 '살해협박'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현재 구아이링은 웨이보에서 '개구리공주'라는 이름으로 중국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팔로워만 138만3000명에 이른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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