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지난 1일(현지시간) 한 판잣집 벽에 목이 사슬로 묶인 여성의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면서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지난달 26일 중국 동부 장쑤성의 한 작은 마을에서 촬영했다며 이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한 영상을 보면 쓰레기로 가득 찬 판잣집 같은 건물에 한 여성이 갇혀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여성의 모습을 발견한 남성이 중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 더우인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영상 속 여성은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외투 없이 스웨터로 보이는 옷만 입고 움츠리고 서 있다.
또 콘크리트벽으로 고정한 쇠사슬은 여성의 목을 감고 있다. 영상 촬영자는 이 여성에게 따뜻한 옷을 건네며 몇 가지 질문을 했지만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가디언은 이 영상이 공개 된 후 이 여성을 엄마라고 부르는 8명의 아이에 대한 의문과 의혹, 감금된 이유가 중국 내에 퍼졌다고 했다. 당국의 확인 결과 이 여성은 지난 1998년 결혼해 지금까지 8명의 자녀를 낳았으며 남편인 둥모(56)씨가 지체장애인인 그를 목줄로 묶어 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전 편집인 후시진은 "상식적으로 여성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며 "정신 질환자에게 아이를 낳게 하고 그녀를 생식 도구로 만드는 것은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웨이보도 이 사건에 대한 정부 조사를 촉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왔으며 이 글은 7600만번 이상 조회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도 단속에 나서는 모습이다. 서방 세계가 인권 탄압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하고 있는데다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웨이보에서 이 주제와 관련된 게시글을 일부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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