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우려하는 쪽은 한국 아닌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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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지 시대 이후 건설된 사도 광산 갱도 / 사진 = 연합뉴스 |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한다고 발표하기 전에 미국에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오늘(30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그제(28일) 저녁 사도 광산 추천 발표 전에 당일 아침부터 주일본 미국대사관의 레이먼드 그린 수석 공사에게 사전 설명을 진행했습니다.
미국 측이 한일 갈등을 우려했기 때문에 일본이 당사국도 아닌 미국에 사도 광산과 관련한 사전 설명을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미 국무부 관계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동맹이 마주하고 있는 지금, 한국과 일본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것은 곤란하다"는 메시지를 일본 측에 전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일본 측은 당사국인 한국 측에는 발표 당일 오전 일본 언론이 "일본 정부가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한 직후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니혼게이자이는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추천으로 총리가 우려한 쪽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판단으로는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추천으로 한일관계가 더 악화된다면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 역시 악화될 것이라는 걱정입니다.
한국 외교부는 기시다 총리의 사도 광산 세계유산 추천 발표 직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측의 거듭된 경고에도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시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키로 한 것은 강한 유감"이라며 "이러한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그제(28일) 한국 외교부의 반발에 대해 "한국 측의 독자적인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한국 측에)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다만 세계유산 등재 추진 때 관계국과 협의가 장려된다면서 "한국과도 성실히 대화해, 냉정하고 정중히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지난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미국은 사전에 말하면 난색을 보일 것이 당연하다"며 "1년 반은 참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한국이) 역사전쟁을 걸어오고 있으니 피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