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 은고지 오콘조-아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팻 갤싱어 인텔 CEO,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마틴 룬스테드 볼보그룹 회장, 술탄 아메드 빈 술라이엠 DP월드 회장. |
타이 대표는 이날 세계경제포럼(WEF)이 다보스 어젠더 2022의 '국제 무역과 공급망의 신뢰 재구축' 세션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은 현존하는 세계화 속 공급망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은고지 오콘조-아이웰라 WTO 사무총장 |
↑ 캐서린 타이 USTR 대표 |
타이 대표는 "우리는 (공급망의) 취약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팬데믹이 시작됐던 2019년의 상황으로 다시 복구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2년간 경험했던 경험했던 교훈을 바탕으로 다른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의 근로자 중심의 무역정책은 민생의 이익을 중심에 둔 무역정책을 말한다. 무역이 미국 국민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복원력을 위해 구축되도록 해야 한다"며 "무역이 단순히 부와 소득을 창출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유럽의 움직임과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유럽은 공급망 차질을 '안보'의 문제로 고려하며 반도체 산업 육성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우르술라 폰 데 레이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같은 날 다보스 어젠더 2022 특별연설에서 "반도체 칩이 없는 디지털은 없으며 향후 10년 내 유럽에서의 반도체 수요는 2배로 증가할 것"이라며 유럽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에 공급되는 대부분의 반도체는 유럽 바깥의 소수 생산자들로부터 온다. 이같은 높은 의존도와 불확실성을 감당할 수 없다"고 이같은 정책의 취지를 설명했다. 사실상 안보의 측면을 고려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세계가 일제히 동아시아 의존도가 높은 국제 무역의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어서 국제 산업계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팻 갤싱어 인텔 CEO |
갤싱어 CEO는 "공급망이 세계 곳곳에 있어야 한다"며 "경제적인 이익에 의한 판단도 있겠지만 일부는 국가 안보의 측면도 고려될 것"고 분석했다. 그는 "어느 시장도 단일 지역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산업계는 미국의 반도체생산촉진법에 매우 고무돼 있다"며 "정부가 산업에 관여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하지만 최근의 반도체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
은고지 오콘조-아이웰라 WTO 사무총장은 "정부가 산업정책에 너무 많이 관여하지는 않는 것이 좋다"며 "공급망에 대한 잡음이 심했던 것이 맞지만 대부분의 CEO들은 공급망을 조금만 다각화하면 리스크가 한 나라에 집중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세계화의 혜택을 보지 못한 국가들에게도 이같은 공급망의 재편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국가간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망을 다시 세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다만 수출 제한과 금지 조항을 넣는다면 공급망을 붕괴시킬 수 있다. 국제무역체계는 다자간 규칙을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 술탄 아메드 빈 술라이엠 DP월드 회장 |
↑ 마틴 룬스테드 볼보그룹 회장 |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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