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대 시절 살인을 했다고 고백했던 래리 밀러 나이키 조던 브랜드 회장이 56년 만에 피해자 가족을 만나 용서를 구했다.
뉴욕타임스는 18일(현지 시각) 밀러 회장은 자신이 16살이었던 1965년 살해한 데이비드 화이트의 유가족을 두 차례 만나 용서를 구하고 데이비드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 설립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지난 1965년 9월 30일 필라델피아의 한 갱단 조직원이었던 밀러 회장은 친구가 라이벌 갱단에 살해되자 술에 취한 채 보복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무고한 18세 소년 데이비드를 총으로 쏴 살해했다.
밀러 회장은 이 사건으로 2급 살인죄를 선고받고 4년 6개월을 복역했다. 2급 살인은 미국에서 우발적 살인에 해당한다. 밀러 회장은 이후에도 무장 강도 사건 혐의로 5년을 더 감옥에서 보냈다.
복역을 마친 밀러 회장은 새 삶을 찾았다. 캠벨 수프 회사 임원, 포틀랜드 농구팀 트레일 블레이저스 회장을 거쳐 1997년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에 입사해 현재 조던 브랜드 회장을 맡고 있다.
올해 72세인 밀러 회장은 지난해 10월 한 스포츠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살인 사실을 처음 고백했고, 이달 18일 출간한 그의 저서 '점프: 거리에서 중역 회의실로 가는 비밀 여정'에도 관련 내용을 담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17일 필라델피아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밀러 회장과 데이비드의 누나, 아들, 딸이 만났다고 전했다.
데이비드의 누나인 맥은 밀러 회장이 사과를 거듭했고, 때때로 눈에 눈물이 고였다고 당시 만남을 회상했다. 맥은 "내가 그를 용서하지 않으면 하나님도 나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밀러 회장을 용서했다.
밀러 회장과 유가족은 이달 13일 두 번째 만남을 갖고 데이비드의 이름을 딴 장학 재단을 설립하는 것에 관해 논의했다. 데이비드의 후손과 다른 사람들이 대학교를 다닐 수
밀러 회장은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데이비드의 이름이 살아있도록 하고, 지역사회 사람들에게 유익하고 긍정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데 합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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