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일어나며 현지에 발이 묶였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탑승객들이 입국했습니다.
총성 속에서 보낸 두려운 일주일이었습니다.
전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5일 카자흐스탄 알마티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제시간에 이륙하지 못했습니다.
반정부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한 탓입니다.
발이 묶인 승객과 승무원 77명은 버스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공항을 빠져나왔습니다.
▶ 인터뷰 : 이동현 / 카자흐스탄 알마티발 여객기 탑승객
- "급하게 공항순환버스를 타고 4km 정도 공항 끝으로 전속력으로 이동했어요. 차가 부서질 정도로."
현지 영사관의 도움으로 호텔에 머무를 수 있었지만 공포 속에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 인터뷰 : 이동현 / 카자흐스탄 알마티발 여객기 탑승객
- "애들도 총 맞아 죽고, 외국인도, 기자도 총 맞아 죽고. 짐을 싸 놓고 자고 그랬어요, 그냥. 두세 시간씩 자고 그랬어요. "
여드레 만에 가까스로 돌아온 항공편에는 승객과 승무원을 합쳐 모두 47명이 탑승했습니다.
러시아군을 중심으로 2,500명이 파견됐던 평화유지군 병력도 철수를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세르게이 쇼이구 / 러시아 국방장관
- "5일 내에 모든 병력과 장비의 철수를 마무리할 겁니다. 철수 완료 시한은 19일입니다."
알마티 시청까지 불탈 정도로 격렬했던 시위는 현지 군경의 강경 대응과 평화유지군 파병으로 잦아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160여 명이 숨지고, 시민 8천여 명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정재성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