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의원들도 사임 요구…존슨, 평의원들 찾아가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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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현지 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정례 하원 총리 질의응답에 출석해 '봉쇄 중 술파티'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CNN |
'봉쇄 중 술파티'로 논란이 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평소와 달리 굳은 표정으로 사과하며 일단 시간은 벌었지만 사임 압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존슨 총리는 봉쇄 중 총리실 뒷마당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싶다고 12일(현지 시간) 말했습니다.
그는 이날 정례 하원 총리 질의응답에 출석해 2020년 5월 20일 오후 6시쯤 총리실 뒷마당에 가서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25분 후에 사무실로 돌아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규정을 만드는 사람들이 정작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 국민이 분노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 파티에 관해 자신이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파티가 아니라 업무 행사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파티 초청 이메일에 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존슨 총리는 "지나서 생각해보면 직원들을 모두 안으로 들어가라고 해야 했다"며 "기술적으로 규정에 맞는다고 해도 코로나19 봉쇄로 고통을 겪고 가족 등을 만날 수 없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인식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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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현지 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정례 하원 총리 질의응답에 출석해 '봉쇄 중 술파티'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BBC |
영국 언론에서는 지난해부터 총리실 등에서 봉쇄 규정을 어기고 파티를 했다고 줄줄이 보도했습니다. 몇몇 참모가 사표를 썼지만 존슨 총리는 번번이 빠져나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존슨 총리도 궁지에 몰렸습니다. 총리실 뒷마당에서 파티가 열리기 전 수석비서 마틴 레이널즈가 총리실 직원 100명 이상에게 "각자 마실 술을 들고 오라"며 이메일을 보낸 것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총리를 향해 사실관계를 밝히라는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노동당 등 야당에서는 존슨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파티는 끝났다"며 "남은 문제는 국민이 쫓아낼 것인가, 보수당에서 내보낼 것인가, 스스로 품격있게 물러날 것인가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파티에 참석하는 것인 줄 몰랐다는 존슨 총리의 해명은 너무 말이 안 돼서 국민을 모욕하는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존슨 총리의 발언에 어이없다는 듯 크게 헛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존슨 총리는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맞섰습니다.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의 웨스트민스터 대표도 "존슨 총리가 부끄러움을 모른다"며 "그렇다면 보수당 의원들이 나서서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존슨 총리의 사과와 해명에도 보수당에서조차 사임 요구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 더글러스 로스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존슨 총리가 자리를 더 유지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평의원 모임 부회장인 윌리엄 래그 보수당 의원은 "파티 관련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물러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의회 일정 후 의원들이 모여 있는 방을 찾아가 평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평의원들이 단체로 움직이면 존슨 총리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또 에드 데이비 자민당 대표는 존슨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파티 참석에 관해 수사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습니다.
BBC는 이번 이슈가 쉽사리 덮이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텔레그래프지에는 존슨 총리가 또 살아남을 것이라는 의견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