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100여 개가 넘는 지뢰를 찾아내 수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아프리카도깨비쥐(마가와)의 죽음에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아프리카도깨비쥐는 45㎝ 이상 성장하는 대형 설치류에 속한다.
11일(현지시각) BBC,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의 비정부기구 대인지뢰탐지개발기구(Apopo)는 "마가와가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Apopo는 동물들이 안전하게 지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단체다.
Apopo는 "마가와가 지난주 대부분을 평소처럼 건강하고 열정적으로 보냈지만, 주말이 되자 움직임이 둔해지고 낮잠을 더 많이 잤다"면서 "마지막 날에는 음식도 거의 먹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테니스코트만한 넓이의 땅에서 지뢰를 탐지할 경우 사람은 금속탐지기로 나흘 정도가 걸리지만, 마가와는 30분이면 탐지를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냄새로 땅속에 묻힌 지뢰를 찾는 훈련을 받은 마가와는 지난 2016년 캄보디아에 배치됐다. 이후 마가와는 100개 이상의 지뢰를 발견했다.
동물을 훈련해 사람에게 위험한 지뢰 탐지 업무를 시키는 Apopo 프로그램이 시작된 뒤 최고의 성과로 꼽히고 있다.
영국의 동물보호단체 PDSA는 지난 2020년 마가와에 용감한 동물에 수여하는 금메달을 수여하기도 했다.
PDSA가 1917년 설립된 후 처음으로 금메달을 받은 설치류였다. 이후 마가와는
Apopo는 성명을 통해 "마가와는 캄보디아에서 지뢰를 탐지해 수백여 명 이상의 생명을 구했고, 앞으로도 계속될 유산을 남겼다"고 밝혔다.
PDSA도 "마가와는 진정한 용기와 헌신을 보여준 동물에만 주는 금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고 애도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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