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무능보다 놀라운 그의 월북 이유는…" 외신이 주목한 '이것'

남한 사회 적응 어려운 탈북자들…생활고·우울증에 탈북민 사망 원인 15%가 자살
외신 "김 씨의 월북, 고립된 빈곤 탈북민 삶 상징"

↑ 사진 = 연합뉴스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새해 벽두에 발생한 '탈북민의 월북 사건'을 계기로 남한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의 현실을 조명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7일) 더타임스는 "'탈북자의 '유턴'으로 드러난 남한 생활의 냉혹한 현실"이라는 기사에서 지난 1일 발생한 김 모 씨의 월북에 대해 "(CC)TV에서 그를 5번이나 놓친 한국군의 무능보다 놀라운 것은, 김 씨의 월북 동기"라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탈북민 대부분이 남한 적응 단계에서 높은 실업률, 알코올 중독, 우울증 등에 시달려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극심한 빈곤과 혹독한 북한을 탈출해 풍요롭고 자유로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들이 겉으로는 행운아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상당수가 남한에서 고통받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2015년 한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탈북민의 사망 원인 가운데 15%가 자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체 인구의 사망 원인에서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3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또한 탈북민의 소득 최하위 계층 비율은 전체 평균보다 6배 높습니다.

더타임스는 또 북한인권센터의 조사를 인용, 탈북민의 18%는 북한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탈북 14개월 만에 동부전선의 3ｍ 높이 철책을 넘어 탈북한 김 씨가 이같은 고립된 빈곤 탈북민의 삶을 상징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탈북자 월북 당시 이동 경로 / 사진 = 연합뉴스

김 씨는 주로 야간에 빈 사무실 건물을 청소하는 용역원으로 일했는데, 다른 사람과 교류할 일이 매우 드물었다는 것입니다. 더타임스는 김 씨가 월북하기 전날 "새것 같은 포대기와 매트리스, 이불을 엘리베이터에 실어서 버리는 것을 보고 우리가 쓰면 안 되냐고 말할까 하다가 교류가 없던 사이라 말았다"는 한 주민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 신문은 탈북민 여성 이 모 씨의 사연도 소개했습니다. 경제분야 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이 씨는 남한 출신 남편과 가정을 꾸린 이른바 '성공한 탈북민'이지만, 이 씨 역시 탈북 후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탈북 후 정착지원 기관에서 받은 교육은 남한 사회에서 필요한 실용적인 지식보다는 남측 시각의 역사에 대한 교육 위주였고, 줄임말과 외래어 등으로 변화가 매우 활발한 남측 언어에 적응하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또 이 씨는 탈북민에 대한 남한 사회의 미묘한 편견도 어려움을 보탰다며, "남한 사람과 결혼했을 때 '북에서 왔는데도 좋은 남편을 찾았구나'라는 말도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