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반정부 시위가 엿새째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시위대를 향해 '조준 사격'까지 지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편으로 카자흐스탄에 내렸다가 발이 묶인 한국인 승객과 승무원들이 막막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손기준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뿌연 연기가 거리 전체를 감싼 가운데, 그 속엔 시위대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길 곳곳엔 불타고 남은 차량 잔해들이 널려 있고 건물에선 불길이 치솟습니다.
가스값 폭등으로 시작된 카자흐스탄의 반정부 시위가 엿새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국은 현재까지 26명이 숨지고 18명이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지만, 숨진 시위대가 수십 명에 이르고 부상자도 천 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의 평화유지군 2,500명과 러시아 공수부대도 그제(6일) 투입됐습니다.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던 당국은 '조준 사격'까지 허가했습니다.
▶ 인터뷰 :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 카자흐스탄 대통령
- "전 군대와 경찰에 시위대를 향해 어떠한 경고도 없이 조준 사격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지 시각으로 지난 5일 알마티에 도착한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했던 우리 국민 37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다행히 서른 명은 현지에 연고가 있어 몸을 피했지만, 이마저도 없는 7명은 호텔에 갇혀 막막한 상태입니다.
외교부는 어제(7일) 승객들에게 식량 등 비상 물품을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공항이 폐쇄돼 언제 귀국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MBN뉴스 손기준입니다.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