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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쇄된 중국 시안 시내 도로.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코로나19 확산 초기 봉쇄된 중국 우한의 참상을 기록한 중국 작가 팡팡의 '우한일기'처럼 시안의 상황을 담은 장 기자의 '장안십일(長安十日, 장안은 시안의 옛 이름)'이 그것인데 시안의 봉쇄 직전부터 최근의 상황까지 생생하게 담겨 있다.
홍콩 명보는 5일(현지시간) 장 기자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장 기자는 인터뷰에서 "눈으로 본 사실을 기록하고 싶을 뿐"이라며 "시안의 봉쇄 상황을 계속 기록하겠다"고 말했다.
시안은 지난달 23일부터 중국 정부의 봉쇄 조치로 주민들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와 생필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춘절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중국 당국은 시안을 봉쇄하는 등 방역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시안은 집단감염이 시작된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누적 확진자가 1663명 발생했다.
장 기자는 장안십일에서 시안 봉쇄령 발포 직전의 상황을 이렇게 적었다.
그는 "그날 밤 집 앞에서 가로막힌 사람, 수퍼마켓에서 사재기하던 사람, 임산부, 환자, 대학원 수험생, 건설 노동자, 도시 부랑자, 시안을 지나가던 여행자 모두 이번 봉쇄가 가져올 재난을 과소평가했다"고 썼다. 대부분 시안 주민들이 상황이 현재처럼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는 대목이다.
장 기자는 시안 봉쇄령 닷새 시점에는 "이틀마다 한 차례 외출해 장보기가 금지됐다. 출입 금지에는 예외가 없었다"고 전했다. 장안십일에는 이 당시 상황을 "400명이 가입한 한 주택단지 단체 대화방에 한 젊은이가 '일주일째 컵라면만 먹고 있다. 입이 다 썩어간다'고 말한다. 다른 한 명은 '생필품도 식량도 남지 않았다'고 토로한다"고 전했다.
외신 등을 통해 전해지는 시안 주민들의 모습은 생필품 부족을 겪고 있으며 중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주민들이 물물 교환을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올라고 오고 있다.
장안십일의 마지막 날인 이달 3일 기록에는 심장병으로 우여곡절 끝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코로나19 위험 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제때 수술을 못받아 아버지를 잃은 소녀의 소식도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장 기자의 장안십일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봉쇄된 우한의 참상을 기록했던 작가 팡팡의 우한일기 속편에 비유되고 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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