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후계맡으면 정치적 대가 요구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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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
토마스 섀퍼 전 북한 주재 독일대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절대적 독재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30일) 일본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섀퍼 전 대사는 "김 위원장은 북한이라는 시스템의 부품"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섀퍼 전 대사는 "김 위원장이 '백두혈통'이라고 불리는 북한의 로열패밀리이기 때문에 자동으로 권력을 이어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2008년 뇌졸중 이후 체력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약해진 아버지 김정일과 군부 엘리트층 간의 협상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와 대화한 북한의 한 인사는 로열패밀리를 지칭할 때 요구되는 존댓말을 김 위원장에게 쓰지 않았다"며 "나이가 어린 김 위원장을 향해 고위 간부가 존댓말을 쓰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가 외국인인 나에게 노골적으로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은 충격이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2011년 김정일이 죽고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후의 상황도 언급했습니다. 섀퍼 전 대사는 "지도부 내에는 중국식 경제개혁을 지향하고 국제사회와의 대화에 전향적인 온건파와 핵·미사일 개발을 최우선시하고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는 강경파의 권력투쟁이 전개됐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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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2월 함께 현지 지도에 나선 북한 김정일·김정은 부자 / 사진=연합뉴스 |
섀퍼 전 대사는 "집권한 지 얼마 안 된 김 위원장은 정책 결정 과정을 통제하지 못했고, 관여조차 못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움직임(권력 투쟁)에 압도된 것처럼 보였다"라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은 2012년 4월 연설에서 '인민이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며 경제개혁에 힘을 쏟겠다는 생각을 드러냈지만 군부 등이 반발했다"면서 "2013년에는 경제개혁과 핵 개발을 동시 추진하는 '병진노선'이 발표됐지만, 실제로는 인민의 생활을 희생하고 군사를 우선하는 노선으로의 회귀였다"라고 전했습니다.
섀퍼 전 대사는 "군부가 당의 방침에 반해 행동해도 김정은은 사후적으로 그것을 승인할 뿐"이라며 "2015년 말까지 계속된 일관성 없는 정책과 정치적 통제의 결여가 시사하는 것은 적어도 이 기간에 북한의 프로파간다(정치선전)가 말하는 것처럼 김 위원장이 의사결정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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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3년 북한이 공개한 처형직전의 장성택. 양 손을 포승줄에 묶인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원들에게 잡힌 채 법정에 서 있다. / 사진=연합뉴스 |
그는 지난 2013년 12월 고모부이자 온건파 대표였던 장성택의 처형을 주도한 것도 김 위원장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 강경파가 로열패밀리 관련 인물도 숙청의 대상이 된다고 정적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장성택을 처형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2015년 말 이후로는 권력 투쟁은 눈에 띄지 않게 됐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보다 권력을 갖게 됐다고 보지만, 현재 상황은 (세력이 강해진) 강경파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중국 및 한국과의 경제 격차가 한층 벌어지고, 또 이런 외부 정보가 북한 내 유입돼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다시 권력 투쟁이 벌어질지 모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온건파는 지나친 무장과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명목으로 한 국경 폐쇄가 장기화하면 국가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온건파가 부활한다고 해도 북한의 공격적인 대외 정책이 바뀔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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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 사진=연합뉴스 |
한편,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에 대해서는 "김 부부장의 정치력은 김 위원장의 형인 김정철보다는 적임이라고 인식되는 데 비롯된다"면서도 "김 부부장이 얼마나 야심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연공서열의
섀퍼 전 대사는 "김 부부장이 일정 기간 김 위원장의 후계를 맡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그에 따른 정치적 대가 역시 지도부 내에서 강하게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