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흑인·종교 비하 논란에 다양성 담당자 선임
앞서 인종·종교 비하 논란에 다양성 책임 담당자를 선임했던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가 이번엔 동양인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어제(29일)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구찌가 지난 10일 공개한 '뱀부 시리즈' 온라인 광고에서 '서구식 아시안 외모'를 선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
구찌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뱀부 시리즈'의 온라인 광고에는 옅은 눈썹, 찢어진 눈, 높은 광대를 강조한 화장을 한 모델이 가방을 든 사진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구찌는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는 모델 없이 가방만 확대한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이에 매체는 "구찌가 중국 소비자와 서양 소비자를 다르게 대우하는 것은 명백히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구찌의 이런 행태는 중국 소비자를 화나게 할 '서구식 아시안 외모'를 선보였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베이징의 한 시민은 신문에 "이번 논란은 모델 자신의 외모가 어떻다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과감하거나 혁신적인 패션 스타일을 거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이 광고가 서구의 고정관념에 따라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문제"라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웨이 중국 정법대 미디어법 연구센터 부주임은 "할리우드 영화에 흑인을 비하하는 '니거'(nigger)라는 용어가 등장할 수 없듯이, 사실 서구는 우리의 금기를 잘 알고 있지만 이를 손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 문화에 대한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구찌는 지난 2019년 2월 흑인 얼굴을 연상하게 하는 890달러(약 105만 원) 짜리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를 신제품으로 선보였다가 흑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같은 해 5월에는 790파운드(약 113만 원) 짜리 헤드피스가 전 세계 시크교도들이 쓰는 터번과 매우 유사해 종교를 비하했다는 구설에도 올랐습니다.
잇달아 인종 및 종교 비하 논란이 일자 구찌는 다양성 담당 책임자를 선임했습니다. 당시 구찌는 "기업 내 문화적 의식을 증강하고, 다양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다양성과 포용을 책임질 '글로벌 디렉터' 자리를 신설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프랑스 브랜드 디올도 지난달 상하이에서 개막한 '레이디 디올' 전시회에서 아시아인 비하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디올 측은 해당 사진을 삭제한 후 "중국인들의 감정을 존중한다. 중국의 법과 규정을 엄격하게 따르며 모든 전시 작품 평가에 대한 관련 부문을 지원할 것"이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