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앓고 나면 코로나 면역 생기는 사람 있다"…'교차 면역' 가능성

코로나19와 감기 바이러스, 계열 같아
A24형 백혈구 항원 보유자, 기억 T세포 '교차 반응' 강해

↑ 코로나19 바이러스 / 사진 = 세계보건기구(WHO)

감기에 걸린 사람 중 일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까지 생길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통합 의학 센터의 신이치 박사팀은 "특정 유형의 백혈구 항원(HLA)을 가진 사람이 감기를 앓고 나면 코로나19에 대해 면역 반응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와 감기 바이러스는 같은 계열의 바이러스입니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ㆍSARS-CoV),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CoV), 계절성 인간 코로나(HCoVs) 4종까지 모두 7종이 있는 가운데 이 중 '계절성 인간 코로나'는 감기 바이러스를 의미합니다.

즉 코로나19가 나타나기 오래 전부터 인간은 같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인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돼 왔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코로나19와 감기 코로나의 '교차 면역'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감기를 앓은 사람 모두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통합 의학 센터의 신이치 박사팀은 "특정 유형의 백혈구 항원(HLA)을 가진 사람이 감기를 앓고 나면 코로나19에 대해 면역 반응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유형의 항원 보유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감염 세포를 파괴하는 '킬러 T세포'가 왕성한 반응을 보였고, 킬러 T세포는 감기 코로나의 특정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에 반응하는 면역 기억이 있었습니다. 이는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면역 기억이 킬러 T세포를 자극해 코로나19에 대응하게 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연구팀은 일본 등 몇몇 아시아 국가에서 흔한 백혈구 항원인 A24형 HLA보유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A24형 HLA와 잘 결합할 것으로 보이는 항원 결정기 6개를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찾아냈습니다. 항원 결정기란 면역세포가 반응하는 아미노산 염기서열을 뜻합니다.

이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없는 A24형 HLA 보유자의 말초 면역세포 반응을 관찰한 결과, A24형 HLA 보유자의 면역세포는 감염 전력이 없어도 'QYI 항원 결정기'라는 단일 펩타이드에 강하게 반응했습니다. 또 이 펩타이드를 기억하는 A24형 보유자의 킬러 T세포는 다른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의 항원 결정기에도 교차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 후지 박사는 "코로나19 감염자의 체내에서 표적화된 T세포 반응을 강하게 자극하는 백신을 개발했으면 한다"며 "적어도 A24형 HLA 보유자에겐 이것이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