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역습은 이미 오래된 말이 돼 버렸습니다.
온난화 등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차디찬 북극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오르고, 사계절 토네이도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건데요.
'지구 블랙박스'라 해서 다가오는 기후 재앙과 그 대응책을 기록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세상돋보기, 고정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추위의 대명사, 북극에 빙하가 조각난 채 둥둥 떠다닙니다.
갈라진 빙하 사이로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북극권 시베리아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던 지난해.
마치 지중해 날씨인 듯한 북극 최고 기온이 새로 쓰였습니다.
▶ 인터뷰 : 눌리스 / 세계기상기구 대변인(현지시간 14일)
- "세계기상기구는 지난해 (러시아 시베리아에서)6월 20일 기록된 섭씨 38도를 북극의 새로운 최고기온기록으로 인정했습니다."
이달 초 적도 하와이 산간에는 눈폭풍이 일어, 눈보라 경보까지 내려졌습니다.
뒤이어 눈 가뭄을 겪던 미 본토를, 봄의 불청객인 토네이도가 겨울에 와서 할퀴고 갔습니다.
▶ 인터뷰 : 마스터스 / 미국 예일대 기후연구소
- "토네이도의 계절이 아닌 때 불어닥치는 토네이도가 늘고 있음을 목격했습니다. 토네이도 시즌은 사계절입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지구 온난화를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 인터뷰 : 바이든 / 미국 대통령(현지시간 11일)
- "기후가 따뜻해질 때 모든 것이 더 극심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온난화는 이번 토네이도에 약간의 영향을 미쳤다는 건 분명합니다."
이상 기후는 세계 지역 대표상품 지도도 바꿀지 모릅니다.
유럽 폭염은 그리스 올리브 나무를 해쳐 품질 저하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 밖에 세계 곳곳에서 이례적 수해와 산불이 계속되는데도 올해 '글래스고 기후 합의'는 석탄 발전의 '단계적 폐지'란 원안에서 '단계적 감축'으로 후퇴해 채택됐습니다.
이렇다 보니 일명 '지구 블랙박스'를 만들자는 제안까지 등장했습니다.
인류가 기후 재앙으로 사라지더라도 관련 변화 자료 등 정보를 담는 장치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커티스 / '지구 블랙박스' 제안자
- "지구 블랙박스는 인류가 임박한 기후재앙을 향해가거나, 반대로 벗어나고자 취하는 모든 행위를 기록하는 구조와 장치입니다."
지구 블랙박스는 너무 늦기 전에 변화를 촉구하며 일단 50년을 목표로 기록 수집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세상돋보기, 고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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