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도 "여러가지 소문 있는 건 사실"
귀신 출몰설이 불거졌던 총리 공저에 입주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아직은 (귀신을) 보지 못했다"라고 해당 소문을 언급했습니다.
오늘(13일)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그제(11일) 도쿄 나카타의 총리 공관으로 이사한 기시다 총리는 "덕분에 어제도 푹 잘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일본 총리가 공저에 입주하는 것은 민주당 정권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 이후 9년 만으로, 2012년 12월 재집권한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그의 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공저에 들어가지 않은 채 각각 도쿄 시부야구의 사저와 중의원 숙소에서 차량으로 출퇴근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도 취임 뒤 두 달 동안은 공저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있는 중의원 숙소에서 지내다가 이번에 거처를 옮겼습니다.
앞선 총리들이 공저 생활을 하지 않은 것은 일본 정계에 만연하게 돌고 있는 '총리가 공저에 들어가면 단명 정권으로 끝난다'는 속설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공저에 들어간 7명의 총리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를 제외한 6명이 1년 전후로 퇴진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1차 내각(2006년 9월~2007년 8월) 때는 공저에 입주해 1년 만에 사퇴했지만, 공저에 들어가지 않은 2차 내각 때는 7년 9개월 동안 집권하면서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공저에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도 불거졌습니다. 과거 총리 공저에서는 해군 장교 주축의 쿠데타인 1932년의 5·15 사건, 육군 청년 장교들이 주축이었던 1936년의 2.26 반란 사건 등이 일어났으며 5·15 사건으로는 당시 총리였던 이누카이 쓰요시가 암살되기도 했습니다.
귀신 출몰설과 관련해 아베 전 총리는 공관에서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를 모리 요시로 전 총리로부터 들었다고 말했으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지난 2013년 아베 정권의 관방장관으로 재임 중일 때 "여러 가지 소문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일본에서는 총리들이 공저에서 생활하지 않으면서 그동안 위기 대응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었습니다.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때 관저로 오는 데 시간이 걸려 대응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기시다 총리는 지난
더욱이 총리가 살지 않음에도 공저의 유지 관리비가 연간 1억 6천만 엔(약 16억 6천만 원)에 달하면서 세금 낭비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