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16년 만에 자연인으로 돌아갔습니다.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도 70%가 넘는 지지율로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무티', 독일어로 '엄마'란 애칭으로도 불렸죠.
메르켈 전 총리가 남긴 족적과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박유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독일 역사상 첫 여성 총리, 첫 동독 출신 총리, 취임 당시 최연소 총리, 그리고 헬무트 콜과 함께 16년간 재임한 최장수 총리.
모두 앙겔라 메르켈이 남긴 기록들입니다.
2005년 취임 당시 검은 정장에 짧은 머리모양 그대로 퇴임한 그는 마지막까지 국민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앙겔라 메르켈 / 독일 전 총리 (지난 2일, 퇴임식)
- "제가 경험한 신뢰에 감사합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신뢰라는 걸 항상 생각했습니다."
메르켈은 검소한 옷차림과 절제된 언행을 고수하며, 위기마다 부드럽지만 뚝심 있는 리더십을 발휘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4,800억 유로를 은행에 투입해 '뱅크런'을 막았고, 2011년 유로존 위기 땐 파산에 몰린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대신 고강도 개혁안을 받아냈습니다.
2015년, 시리아 난민이 유럽으로 몰려들자 120만 명 넘는 난민을 수용하는 포용 정책을 펼쳤습니다.
▶ 인터뷰 : 앙겔라 / 독일 전 총리 (2015년)
- "우리에게 오는 모든 사람의 존엄성과 인간성을 대우하는 건 기본적인 이해입니다. 이것이 독일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역사적 비극에 대해 수차례 사죄하기도 했습니다.
취임 당시 11%였던 실업률을 3%로 낮추며 경제 부흥을 이끌어, 임기 말 지지율이 80%에 육박했습니다.
올라프 숄츠 총리에게 자리를 넘긴 메르켈은 평범한 일상을 누리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자문 역할을 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메르켈은 재임 기간에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까지 우리나라 정상 4명과 만나 양국의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shine@mbn.co.kr]
[영상편집 : 이동민 ]
영상출처 : 유튜브(AlexanderHe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