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펑사이와의 영상통화 공개…'소방수' 논란
WTA, 미국·영국 등 중국에 강경대응
↑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사진=IOC |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35)가 중국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미적지근한 태도로 일관한다며 비판을 받아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9일, 바흐 위원장은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서 화상으로 집행위원회를 진행한 뒤 이어진 브리핑에서 'IOC가 펑솨이 사건과 관련해 중국 당국의 편을 들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는 "IOC가 정치적인 편을 든다면 우리는 205∼206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올림픽에 하나로 모을 수 없다"면서 "올림픽의 정치 이슈화는 곧 올림픽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펑솨이는 지난 달 웨이보에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으며, 수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강요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이후 종적이 묘연해지면서 전세계 시민들의 우려가 더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IOC는 지난 달 21일, 펑솨이와 바흐 위원장이 30분 동안 영상통화를 했다며 사진과 함께 성명을 공개하자 'IOC가 중국 논란의 소방수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달 1일에도 IOC는 펑솨이와 두번째 영상통화를 나눴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 때 IOC는 이달 중으로 펑솨이와 직접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중국과 한 배를 탄 IOC의 미온한 태도는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의 행보와 사뭇 대비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WTA는 펑솨이의 성폭행 피해와 관련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투어 대회를 전면 보류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습니다.
아울러 미국과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이 펑솨이 사건을 비롯해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를 지적하며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2022 베이징 동계
다만 바흐 위원장은 IOC가 지켜오던 '조용한 외교' 방식으로 지금껏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 "IOC는 펑솨이와 인도주의적인 감정을 공유하고, 그에게 IOC가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전달했으며 펑솨이도 두 차례 영상통화에서 이 점을 무척 고마워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