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물 좀 주세요" 6살 아이의 호소
친부·계모 모두 살인혐의 부인
↑ 친부·계모의 학대 끝에 세상을 떠난 아서/사진=BBC |
영국에서 6살 된 아들을 엽기적인 방식으로 학대·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친부와 계모가 "아들보다 사랑이 중요했다"고 진술해 현지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2일, 영국 코벤트리 형사법원은 살인 및 아동학대 혐의로 작년 6월에 기소된 토마스 휴즈(29)와 엠마 투스틴(32)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피해자는 휴즈의 친아들 아서(6)로, 사망 당시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신체 125군데에서 멍이 발견돼 충격을 안긴 바 있습니다. 직접적인 사인은 뇌손상이었습니다.
검찰은 투스틴이 홀로 아서를 돌보던 중 아서에게 폭행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투스틴은 복도에서 쓰러져 죽어가는 아서의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투스틴이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2분간 구조대를 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투스틴은 "아서 스스로 넘어져 머리를 부딪힌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의료진의 진술을 인용해 "성인의 힘으로 가해진 충격"이라며 "누군가가 아서의 머리를 잡고 흔들거나 단단한 표면에 세게 내리쳤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의료진의 소견서에 따르면 아서는 사망 당시 소금 중독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휴즈와 투스틴은 아서에게 소금이 범벅된 음식을 먹게 하고 물을 마시지 못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휴즈와 투스틴이 집을 비운 사이 아서가 몰래 물을 달라고 부탁했던 학대 목격자는 "아서의 입에 물잔을 대주고 있었어야했다"며 "아이는 물잔을 제대로 들 힘조차 없어보였다"고 진술했습니다.
↑ 방에 감금된 아서가 찍힌 CCTV 영상/사진=인디펜던트 |
또, 아서는 방에 감금된 채 14시간을 벽을 보고 서 있어야 했으며 폭염 속에 두꺼운 털옷을 입고 아이스크림을 먹는 휴즈와 투스틴을 구경해야 했습니다.
투스틴은 휴즈에게 지속적으로 "아서를 못 움직이게 해라", "아이를 냉장고나 어디 밖에 놔둬라", "아이를 쓰레기통에 버려라"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아이가 학대 당하는 모습을 영상이나 음성으로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투스틴이 보관하던 음성 기록만 200건이 넘고, 특정 파일에서는 아서가 "도와주세요, 저에게 아무도 밥을 주지 않아요. 음식과 물이 필요해요"라고 호소하는 목소리가 담기기도 했습니다.
아서가 숨지기 두 달 전 아서의 등에서 멍을 발견한 할머니가 사회복지사의 조사를 요청했으나, 휴즈근 "넘어져서 다쳤다고 말해라"고 아서에게 거짓말을 강요했습니다.
재판에서 두 사람은 끝까지 살인 혐의에 대해 부인했습니다. 투스틴은 한 건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나머지 2개의 혐의는 부인했습니다.
휴즈는 "죽을 줄은 몰랐다"면서 "자신의 아들의
그러면서도 "나도 투스틴에게 조종당했다"며 "투스틴을 떠나지 않은 것은 영원히 후회로 남을 것이다. 아이의 고통을 느껴보려고 유치장에서 벽을 보고 서 있었는데 20분도 버티지 못하겠더라. 아이가 죽을지는 몰랐다"고 말하며 살인 혐의는 끝내 부인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