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빈국 백신 격차 악재될 것" 우려도
↑ 8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을 찾은 시민이 부스터샷 접종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2년가량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가운데, 백신 접종 완료에 대한 정의가 기존 2번에서 3번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현지 시간으로 17일 미국 CNN 방송은 백신을 3번 접종해야 완료했다고 보는 인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전까지는 백신을 2회 맞아야 접종 완료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CNN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면역 약화와 감염병 재확산으로 부유한 국가들은 그동안 두 차례 접종을 의미했던 '완전 접종' 기준을 재고하고 있다"면서 추가 접종(부스터샷)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3차 접종 의무화'는 이스라엘과 서유럽 등에서는 이미 추진되고 있습니다.
↑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부스터샷을 맞는 독일 노인 / 사진=연합뉴스 |
이스라엘은 지난 7월 말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을 실행한 이후 대상자를 속전속결로 늘려 8월 말부터는 12세 이상 모든 연령대에 부스터샷을 접종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2차 접종 후 6개월 안에 추가 접종을 마쳐야 백신패스 자격을 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3차 접종을 강제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백신 패스가 없으면 체육관이나 식당 등 실내 다중이용 시설에 출입할 수 없고 실외행사도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오스트리아는 최근 2번째 접종을 완료한 뒤 9개월이 지나면 '백신 접종 완료자' 지위를 박탈하는 방식으로 추가 접종을 강제하고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도 추가 접종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방역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지난 16일 "코로나19가 내년부터 독감과 같은 주기적 유행병이 되려면 추가 접종이 필수적이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3월 11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는 차퀘라 말라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해 보건 전문가들은 부국과 빈국의 심각한 백신 격차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프리카 등 저소득 국가의 접종률은 아직 4.6%인데 이미 2차접종을 완료한 나라에서 3차접종까지 의무화하는 것은 윤리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전 세계에서 접종하는 하루치 부스터샷이 저소득국에서 맞는 1차 접종의 6배에 달한다. 이것은 일종의 스캔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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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